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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극우’ 결집이 극우 돌풍 눌렀다…佛총선 ‘좌파연합’ 대역전극

결선 투표서 577석 중 182석 차지

1차 투표 1위 극우 RN은 3위로 추락

범여권 2위…마크롱 최악 상황은 면해

과반 없는 ‘헝의회’…정부 구성 등 혼란 예고

프랑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7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후 참석한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극우 바람이 거셌던 프랑스 총선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을 뒤엎고 1당 자리를 차지했다. 1차 투표에서 선두였던 극우 국민연합(RN)과 연대 세력은 3위로 밀려났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2위로 최악은 피했다. 다만 과반 의석을 점한 정당이 나오지 않아 총리 선출 등 정부 구성과 의회 운영에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8일(이하 현지 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 결선투표 결과 좌파 연합 NFP가 전체 577석 가운데 182석을 얻어 1당 자리에 올랐다.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 연합 앙상블(ENS)은 168석을 확보해 2위에 그쳤고 이번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RN 등은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인 143석으로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날 RN이 1당에 오를 경우 반극우 시위를 예고하며 파리 중심가에 모였던 시민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이번 선거는 극우 집권을 막기 위한 반극우 연대의 승리로 평가된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 결과 RN이 33.2%의 득표율을 기록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자 NFP와 ENS는 극우 돌풍을 막기 위해 후보 단일화에 나섰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결선투표에 진출한 13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극우 단일화를 통해 후보자 221명이 사퇴한 것으로 집계됐다. 좌파 연합과 범여권이 성사시킨 ‘공화국 전선’이 힘을 발휘하면서 대역전극이 연출된 것이다.

사진 설명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진영도 과반인 289석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출연하게 됐다. ‘헝 의회’란 의원내각제 정부 체제에서 의회 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불안하게 매달려 있는 상태(Hung)의 의회를 뜻한다. 실제로 제1당에 오른 좌파 연합 NFP는 4개 정당(굴복하지않는프랑스·사회당·공산당·녹색당)이 뭉쳐 있으며 마크롱이 펼친 중도 우파 성향의 개혁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대표적으로 부유세 강화, 법인세 확대 및 마크롱의 ‘연금 개혁’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파리 팡테옹 소르본대의 도미니크 루소 명예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절대 다수당이 없다면 야당들이 뭉쳐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기가 3년 남은 마크롱이 일찌감치 레임덕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프랑스 현지 언론은 마크롱의 승부수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자 마크롱은 “2027년 대선에서 극우의 집권을 막아달라”며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는데 극우 정당이 예상 밖의 3위로 밀려나면서 프랑스 국민들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투표율은 67.1%로 잠정 집계됐다. 1981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직전인 2022년에는 46.23%였다. 선거 지형이 ‘극우 대 반극우 진영’으로 조성되면서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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