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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개근하면 거지라고 놀린다”…외신도 주목한 ‘개근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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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학기 중 여행 등 교외 체험학습을 가지 못해 학교에 빠짐없이 출석한 아이들을 비하는 말로 쓰이는 한국의 ‘개근 거지’라는 신조어와 해당 신조어가 생긴 배경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SCMP는 “기존에 개근은 스스로에 대한 절제이자 의무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한 태도가 변하고 있다”며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개근은 곧 여행이나 휴식을 위한 시간과 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 A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A씨는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개근 거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울면서 왔다”며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지만 (체험 학습을) 가지 않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탄했다.

그는 “외벌이 실수령 350만 원. 집값 갚고 생활비에 보험 약간에 저축하면 남는 것도 없는데 아이가 그렇게 말하니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했다”며 “하지만 아이가 다른 친구들은 체험학습을 괌, 싱가포르, 하와이 등 외국으로 간다고 했다”고 푸념했다. A씨는 아내와 상의 끝에 결국 아내와 아들 둘이서만 해외로 가기로 하고, ‘땡처리’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나 때는 그냥 없는 대로 자라고, 부모님께 뭘 사달라고 크게 칭얼거린 적도 없는데 요즘은 정말 비교 문화가 극에 달한 것 같다”며 “사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해당 신조어를 접한 한국 누리꾼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가슴이 아프다. 모두가 부지런히 학교를 다녀서 얻은 성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 태어난 아이들 상당수는 부자 집안 자식이라더라. 앞으로 더 심해질 것” “초등학생들이 아빠 연봉 자랑하는 시대가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근 거지라는 신조어의 등장에 대해 물질만능주의와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압박과 관련이 있으며, 그 혐오와 차별이 초등학생까지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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