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전기차’는 엇갈린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동화 전환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 아래 ‘방향은 맞지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입장과 더불어 일각에서는 여전히 전기차는 미래의 가장 큰 정답이며, 이러한 전환과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또 속도를 더해야 한다는 입장일 것이다.
그렇기에 최근 여러 브랜드들은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다양한 계획을 빠르게 수정하고, 또 조율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토요타, 렉서스는 전동화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 솔루션’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과도기 속 등장한 프리미엄 EV, RZ 450e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스핀들 바디를 피워낸 RZ
솔직히 말해 렉서스의 전기차, RZ는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선보인 ‘전기차’에 비해 다소 늦게 데뷔한 차량이다. 보통의 후발주자라고 한다면 앞선 이들보다 더 자극적인, 혹은 시선을 끌 ‘강력한 무기’를 갖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RZ는 전체적으로 평이한 모습이다.
실제 차체 전체로 퍼지며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스핀들 바디’ 디자인을 제외한다면 RZ의 구성 요소들은 평이한 수준이다.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RZ의 디자인’은 RZ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자, 다른 전기차와 구분될 수 있는 ‘특별한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RZ는 지난 2021년 공개된 ‘LF-Z 일렉트리파이드 컨셉(LF-Z Electrified Concept)’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외형을 갖췄다.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엔드의 디자인은 더욱 날렵하고 예리한 모습을 과시하며 측면에서는 도시적인 감성을 강조한 크로스오버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플루팅 루프 디자인이 크로스오버의 감성을 더한다. 이어지는 후면 디자인은 하나로 이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렉서스 레터링을 통해 더욱 명료하고 깔끔한 감성을 자아낸다. 더불어 바디킷은 보다 입체적이고,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이러한 모습은 세련된, 그리고 도시적인 크로스오버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이지만 전체적인 차량의 체격이 다소 작게 보이게 한다. 더불어 네 바퀴의 18인치 휠은 ‘효율성’을 위해 시각적인 매력을 일부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보다 따듯하게 다듬어진 공간
RX의 실내 공간 역시 최신의 렉서스의 디자인 기조를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친환경 모델의 독특한 존재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실제 RZ의 공간은 전체적으로 신형 RX와 유사한 구성을 갖췄다. 일부 소재, 연출의 차이는 있지만 충분히 ‘넉넉한 전동화 크로스오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패브릭 고유의 질감이 돋보이는 갈색의 소재가 ‘전기차에 따듯함’을 더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클러스터,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우수한 ‘기능성’을 보장한다. 직관적이고 다채로운 기능이 국내 운전자들 모두에게 만족감을 전하기 충분하고, 사용성 역시 우수하다. 또한 파노라마 선루프, 파나소닉 사운드 시스템이 힘을 더한다.
충분한 체격을 갖춘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전체적인 플로어의 높이가 높은 편이지만, 시트의 크기는 물론이고 레그룸, 헤드룸이 모두 넉넉해 만족감을 더한다. 더불어 시트의 구성 및 연출 등에서고 ‘고급스러운 매력’을 능숙히 드러낸다.
2열 공간 또한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고급스러운 시트가 탑승자를 맞이하며 레그룸 및 헤드룸 모두가 넉넉하다. 덕분에 패밀리카의 가치를 선명히 느낄 수 있다. 다만 2열 탑승자를 위한 ‘편의성’은 그리 우수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적재 공간 역시 넉넉한 체격을 바탕으로 여유를 선사한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만족스러운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인 마감도 우수할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언제든 2열 시트를 분할 폴딩할 수 있어, 캠핑과 아웃도어 활동 등에 능숙히 대응한다.
렉서스가 선보이는 적정기술의 EV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RZ는 ‘경쟁자를 압도하는 전기차’라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차량의 체격, 디자인, 구성 그리고 구동계 등 여러 부분에서 되려 평이한 수준이다. 그렇기에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적정기술의 EV’라는 생각이 들었다.
RZ의 전륜과 후륜에 각각 150kW와 80kW의 전기 모터를 배치했고, 환산 출력 312마력, 44.4kg.m의 토크를 낼 수 있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100:0부터 20:80 비율의 출력 배분까지 가능한 다이렉트4(AWD) 시스템으로 안정감을 더해 ‘시장의 평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사실 이러한 성능은 그리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 덕분에 운전자가 느끼는 움직임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실제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과 준수한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이 이어진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의 출력이 전개될 때의 이질적인 질감, 소음 등도 능숙히 억제해 ‘고급스러운 EV’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는 모습이다.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내 ‘정숙성’ 부분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다.
더불어 전기차에 적용되는 회생 제동은 평균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편이지만 제동의 질감을 부드럽게 표현하며 승차감 및 주행 질감의 안정감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그 정도에 차이가 있도록 했다.
RZ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어떤 상항에도 능숙히 대응한다는 점이다. 실제 RZ는 도심의 깔끔한 아스팔트 위는 물론이고 지방의 굽이치는 도로, 그리고 포장 상태가 좋지 않거나, 콘크리트로 다듬어진 도로 등에서도 능숙히 움직인다.
여기에 승차감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에 너무나 능숙히 대응하는 차체의 조율 능력이 탁월하고, 나아가 2열 탑승자 역시 이러한 높은 매력을 느낄 수 있어 ‘패밀리카’로의 활용성에서도 확실한 모습이다.
그리고 차량을 다루는 ‘조작의 영역’에서도 준수한 모습이다. 기민하고 민첩한 수준은 아지만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매끄럽게,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주행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절대적인 주행 성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주행 모드의 차이는 큰 편은 아니지만 주행 효율성에 집중한 레인지 모드의 경우 모든 기능 및 편의사양의 작동을 자제하며 답답한 모습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주행을 하는 내내 노멀, 스포츠 모드 만을 택하게 됐다.
한편 주행 거리 역시 준수한 모습이다. 제원 상 71.4kWh의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377km(상온 복합)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이는 압도적인 이점은 아니지만 ‘전기차 운영의 부담’을 덜어내기엔 충분한 수치라 생각됐다.
부족함 없는 새로운 도전자, 렉서스 RZ
앞서 설명한 것처럼 RZ는 전기차 시장에 꽤나 늦게 데뷔한 ‘후발주자’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더불어 ‘강렬한 어필 포인트’ 역시 크게 느껴지지 않은 차량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부족한 부분’은 없는 차량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렉서스답게, 그리고 렉서스에 걸맞게 잘 개발되었고, 준비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덕분에 RZ는 일상부터, 모든 순간에 능숙히 대응하는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평가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클몰 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