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노동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다우닝가 10번지'의 주인이 바뀌는 가운데 10년 이상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 화제다. 올해 17세의 ‘묘르신’인 수석 수렵보좌관 ‘래리(Larry)’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0년 넘게 총리 관저를 지켜온 그가 이번에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되면서 자신의 식사 정보 등을 새 총리에게 공지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래리의 공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 X에는 이번에 총리가 된 키어 스타머에게 승리를 축하하면서 가장 중용한 정보라며 자신의 식사 정보를 알렸다. 래리는 아침은 10시에, 점심은 11시에 저녁은 3시에 먹고 5~7시 중간 중간에 간식을 많이 먹는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새로운 집사가 될 스타머 총리에게 “이런 것들만 잘하면 나머지 일들은 쉽다”고도 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래리가 10시가 아닌 5시에 아침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 “어떤 타입의 음식을 좋아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줘” 등의 댓글을 달며 호응했다.
로이터통신은 공식적으로 내각에서 '찍찍이 수렵장(Chief Mouser to the Cabinet office)'을 맡고 있는 고양이 '래리'가 스타머 신임 총리를 맞이한 첫날의 모습을 8일(현지시간)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래리는 새로운 총리의 등장에도 개의치 않고 언제나처럼 의연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주변 경계 업무에 매진했다.
한편 래리는 17세로 사람으로 치면 여든네살이다. ‘길고양이’ 출신인 래리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2011년 관저에 출몰하는 쥐 떼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1년 처음 관저로 들였다. 이후 관저의 주인이 바뀌면서 테레사 메이·보리스 존슨·리즈 트러스·리시 수낵 총리 등과 생활했다.
여섯 번째 새 집사가 들어서며 지금까지와 달라진 점도 생긴다. 바로 동거묘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 동거묘의 이름은 '조조'로 스타머 신임 총리의 반려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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