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운노조가 46년간 독점해온 부산항 상용부두 정규직원 채용 추천권을 내려놓기로 한 이후 부산항 주요 터미널에서의 인력 채용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9일 부산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부산항운노조를 포함한 6개 부산항 노사정이 ‘부산항 항만 인력 공급체계 개선을 위한 협약’을 맺은 이후 9개 터미널에서 신규 직원을 채용했거나 채용을 진행 중이다.
허치슨터미널과 신항 HPNT 등 5개 터미널은 모두 28명의 직원 채용을 완료했고 신항 BCT 등 4개 터미널은 현재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부산항 각 터미널에서 정규직원을 채용할 경우 항운노조 추천을 받아 선발했으나 이번부터는 노조 추천 없이 자체 채용 절차에 따라 신규직원을 선발했다.
항운노조와 각 터미널은 또 이러한 사항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하기 위해 이달 중으로 노사 부속합의서도 체결할 예정이다.
이달 초에는 화물고정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항운노조원 30명을 선발하는 과정에도 항운노조 간부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관례에서 벗어나 노조 집행부의 직접적인 참여를 배제하기로 한 사항을 이행한 것으로, 채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이 밖에 항운노조가 인사 비리로 금고 이상 실형을 받은 직원을 영구 제명하고 독립적인 감찰 부서를 신설하기로 한 협약 사항도 지난 5월 노조 규약을 개정하면서 명문화했다.
류재형 부산해수청장은 “국내 첫 컨테이너 터미널로 개장한 자성대 부두를 운영하는 허치슨터미널이 지난 5월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직원을 직접 채용한 것은 부산항 역사에 기록될 장면”이라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항만인력 채용을 위해 부산항 노사정이 더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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