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을 이용해 필로폰 등 각종 마약을 밀수입하고 유통한 일당 7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직 총책 A 씨 등 70명을 검거하고 이 중 41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검거된 조직원들은 지난해 9월 4일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 필로폰·케타민·합성 대마 등 마약류를 밀수입하고 합성마약을 만들어 유통·보관·운반·홍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은 60억 원 대에 달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3일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것을 묻는 젊은 남성이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해 풍선에 담긴 흰색 가루를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신고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해당 남성의 인상착의를 확보한 경찰은 도주로를 추적해 사건 접수 나흘 만에 경기도 안산시 모 처에서 운반책 B 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압수한 B 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비대면 거래 장소를 확인하고 텔레그램 마약 판매 총책A(23)씨와 홍보 및 소통방 운영자 C(21)씨를 검거하는 데 이어 홍보 채널의 운영자·운반책·홍보책 및 매수 투약자 등 70명을 순차적으로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마약 은닉 장소 2000여 곳을 찾아 이 중 1300여 개소에 은닉한 마약을 회수해 마약 유통을 차단하기도 했다. 또 은신처, 마약 보관창고 등지에서 필로폰 624g, 케타민 2.3kg, 대마초 1.7kg, 합성대마 26kg, 액상대마 3.6kg, 펜사이클리딘 1,7kg, 몰리 740g, 허브 2,2kg, 엑스터시 2797정, LSD 313장 암페타민 100g, 자낙스 140정 등 무려 40kg 상당의 마약과 판매 수익금 1000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A 씨 등 41명은 △마약류 밀수 △조직원 모집 △채널 운영 및 유통 △마약관리 △홍보 등 역할을 분담해 밀수한 마약류를 비대면 거래 방식으로 전국에 팔아치웠다. 베트남에서 밀수입한 합성 대마 원료물질 13kg로 합성 대마를 제조하고는 경기도 안성시 소재 하천 변 땅속에 묻어두기도 했으며 샴푸 통에 액상 마약을 넣어 유통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마약류를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로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모의하고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매수자들에게 마약을 공급해오면서 가상화폐 대행업체의 무통장 계좌 또는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 필리핀으로 출국한 상태인 또 다른 총책 D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검거되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 판매 채널 운영자와 다수의 운반책·매수자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선까지 타고 들어가 텔레그램 채널을 이용한 마약 유통 시장에 타격을 주고 대량의 마약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들이 장기간 마약유통범죄를 저질러왔을 것으로 보고 전국 경찰관서에 텔레그램 채널명과 피의자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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