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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대신 '커피'를 연료 삼았던 미국이 세계를 제패한 이유 [리뷰]

'일류의 조건' 저자 사이토 다카시의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지난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니아를 방문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 누구도 그렇게 검고 그렇게 진하고 그렇게 사람을 흥분시키는 자극성의 독물을 조합해주지는 못했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

발자크에게 사흘 밤낮을 꼼짝 없이 글을 쓰게 만든 강력한 음료이자 노동 각성제였던 커피는 커피하우스 문화를 만들어냈고 프랑스 대혁명으로 이어지는 토론의 장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커피가 갖는 각성적 의식하에 사람과 정보가 모이고 시대를 움직이는 생산적인 장소로 발전한 것이다.

‘일류의 조건’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로 자리매김한 사이토 다카시가 자신이 갖고 있는 교양 지식을 세계사로 풀어냈다. 신간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뜨인돌 펴냄)’을 통해서다. 책에서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동력으로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를 언급한다.

다카시가 바라본 커피는 여러 의의에도 불구하고 단연 압도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 욕구’를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 수피교도로부터 퍼져나간 커피가 17세기 유럽에 보급돼 1652년 영국 런던에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생겼다. 이때만 해도 커피는 매력적인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불과 31년 사이에 커피하우스는 3000여곳으로 늘어났다. 이 사이에 상인들이 ‘안티 알코올’ ‘이성의 음료’ 등으로 커피를 새롭게 포장하고 동시에 커피하우스를 찾고 싶고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만든 게 컸다.



또 티를 마시는 것은 휴식의 의미를 취하지만 커피의 경우 생산성과 각성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실리콘밸리에서 ‘커피 챗’ 미팅 등이 대표적이다. 1773년 보스턴 차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차 대신 커피를 택하게 됐는데 이때문에 미국이 세계를 제패하게 된 보이지 않는 동력이 됐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제국주의 대목도 흥미롭다. 그는 제국을 만들어낸 것은 인간의 야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이 제국의 지속 가능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세습주의에 대한 야망이라는 것. 그에게 야망의 불을 꺼지게 하지 않는 연료는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 싶은 욕망이다. 이 때문에 제국 운영에 있어서도 일단 제국을 완성한 이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제국을 물려주고자 한다. 대대손손 이어지는 권력이 욕망의 한계를 사라지게 하고 이 폭주가 결과적으로 제국의 단명을 초래한다는 아이러니다.

그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몇 해전 유행했던 tvN의 ‘알쓸신잡’을 떠올리게 한다. 특정 주제가 등장하면 이에 대한 다방면의 지식들이 등장하고 나름의 해석이 덧붙여지는 형태다. 독자들은 다카시 저자의 시선을 통해 세계사를 명쾌하지만 새로운 논리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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