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 대다수는 중국이 자국 경제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고, 선진국일수록 이러한 중국의 영향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가 10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35개국 중 대다수는 중국이 자국 경제에 일부 또는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월 전 세계 35개국 성인 4만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5년 전과 비교해 중국의 영향력은 더 확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 13개국 중 10개국에서 중국이 자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5년 전보다 더 높아졌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국가는 브라질로 2019년(26%)의 2배에 달하는 51%로 조사됐고, 그 다음으로 인도·케냐·아르헨티나·멕시코·튀니지·터키가 각각 12%에서 19%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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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센터는 "중국의 해외 경제에 대한 영향력의 상당 부분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결과"라며 "현재 중국의 전 세계 해외 외국인 직접 투자액이 3조 달러(약 4154조 1000억 원)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미 블룸버그 통신이 중국 상무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 투자는 최근 8년 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견해는 국가별 소득 수준에 따라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17개 중간소득 국가에서 47%가 중국이 자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반면, 18개 고소득 국가의 경우 응답자의 57%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가장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국가는 미국으로 응답자의 67%가 중국의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독일(69%), 프랑스(68%), 캐나다·일본·호주(67%)가 그 뒤를 이었다. 또 태국(81%), 케냐(80%), 방글라데시(79%) 등에서는 응답자의 60% 이상이 중국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자국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점의 변화에 대해서도 추적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전 설문조사 데이터를 통해 비교 가능한 15개국 중 8개국에서 중국의 영향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가 더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고소득 선진국에서 나타났다. 일본은 중국이 경제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2019년 42%에서 2024년 67%로 25%포인트 늘어나 가장 크게 변화했고, 이스라엘은 16%포인트, 아르헨티나 8%포인트, 한국과 튀니지 7%포인트로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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