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으로 내홍에 시달리는 국민의힘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열의 늪에 빠지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청문회부터 검찰 권한 축소 입법까지 전방위로 압박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재표결 시점을 7·23 전대 이후로 가닥을 잡고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모은다는 전략을 세웠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을 둘러싼 녹취록 추가 공개와 관련해 “해병대원 사건의 결정적 실마리가 드러났다”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채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여당 전당대회를 휩쓰는 ‘김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해서도 “(문자에 등장한 ‘댓글팀’이) 사실이라면 정권이 문을 닫아 마땅한 최악의 국정농단이자 국기문란”이라며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뒤흔들 영부인 국정개입 게이트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국회로 되돌아온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민주당은 23일 이후로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채상병 관련 통화기록이 사건 발생 1년 뒤 말소된다는 이유를 들어 19일 전까지 특검법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실질적으로 법안 통과 확률을 높이려면 여당 전당대회 직후가 ‘호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제시한 ‘제3자 특검안’도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가장 유력한 한동훈 후보가 특검법의 필요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또 재의결을 부결시키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을 향한 압박의 고삐는 또 강하게 당겼다.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공청회를 열어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 권한을 분리해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와 공소청에 각각 부여하는 법안을 당론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범죄 혐의 적용을 의도적으로 묵인하거나 이를 지시하는 경우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법왜곡법(형법 개정안)’도 발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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