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만일 아사히글라스를 무죄로 판단한다면, 화성 화재사고 이후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불법파견이 더 만연해 질 것입니다. ”(차헌호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지회장.)
법원이 아사히글라스가 불법파견을 저질렀는지 9년 만에 최종 판단을 한다. 이 사건은 법원이 불법파견 인정 추세를 이어갈지 가늠자다. 동시에 불법파견 의혹을 받는 화성 화재사고 업체 아리셀 수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1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오전 11시 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전신 아사히글라스)이 불법파견을 했는지 최종 판결을 내린다.
2015년 아사히글라스 근로자 178명은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에 이 회사를 불법파견 혐의로 고소했다. 2017년 고용부는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김천지청은 2019년 대검찰청 결정에 따라 기소로 판단을 바꿨다. 2021년 8월 대구지법은 아사희글라스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이 회사 대표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제조업체 불법파견 사건 중 최초 징역형이다. 차 지회장은 “당시 법원은 불법파견 고의성까지 인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이 뒤집혔다. 작년 2월 대구지법은 제출된 증거로 파견 관계 형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대구지검은 법원이 법리를 오해했다며 항소했다. 2심은 노동계로부터 부당한 판결이란 비판을 만들었다. 금속노조와 시민단체들은 판결 이후 법원을 규탄하는 성명과 집회를 이어왔다.
이날 대법원 판결은 불법파견 판결 경향을 가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 5월 파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법원은 사내하도급에 대해 과도하게 파견법을 적용하고 있다”며 법원의 불법파견 범위 확대를 우려했다. 판결은 아리셀 사고로 수면 위로 오른 불법파견 논의와 대책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고용부는 아리셀의 불법파견 의혹을 수사 중이다. 차 지회장은 “고용부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장에서 불법파견이 만연한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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