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2년째에 접어들면서 중국 소비시장에 활기가 띠고 있다. 소비가 늘어나고 구매력을 갖춘 고소득 및 중산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소비 트렌드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이른바 '신삼대(新三代)라고 불리는 ‘Z세대’ ‘밀레니엄 마더’ ‘신노년층’이 있다.
1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중국의 새로운 소비시장 트렌드, 서비스 연계 프리미엄 제품 주목’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수 소비가 활성화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민들의 소득이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은 3만9218위안으로 2020년에 비해 21.8% 증가했다. 2023년 주민소득 실제 증가 속도는 6.1%를 기록하며 2022년에 비해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7월 중국 정부가 내놓은 ‘소비 회복과 확대 20대 조치’와 같은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도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사회 소매 판매액 규모는 47조1000만 위안(약 6억6000만 달러)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7.2% 성장했다. 이중 온라인 소매 판매액은 15조4000만 위안으로 11% 성장하면서 전체 소매 판매의 27.6%까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오프닝 이후 중국의 소비를 견인하고 있는 계층으로 보고서는 ‘신삼대’를 지목하고 있다. 신삼대는 현재 95년 이후 출생 세대인 Z세대와 ‘밀레니엄 마더’로 불리우는 중산층 여성, 신노년층을 뜻한다. 이들의 소비 성향을 알면 중국 진출의 공략법도 보인다는 의미다. 먼저 중국의 Z세대들은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개인 맞춤형 소비에 움직인다.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면 보석에도 지갑을 연다. 무엇보다 자국산 제품을 우선시하는 애국 소비 경향이 짙다. 실제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국산 제품 구매 비율은 전체 구매의 58%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등 AI기반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의 판매 비중은 88%에 이른다. 과거에는 한국이 우세했던 화장품 시장에서도 현지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중국 브랜드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 가까이 늘었다. 밀레니엄 마더로 불리는 중산층 여성들은 고소득을 바탕으로 교육이나 취미 분야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위주로 쇼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실제 쇼핑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신노년층은 건강 관리와 취미 관련 소비에 지갑을 열고 있다.
중국 소비 계층이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 제품의 경쟁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현직자들은 평가했다. 중국에서 대형 유통사 구매 담당으로 일하는 A시는 “한국 소비재는 일본 제품과 달리 특정 유명 브랜드 외에는 판매가 쉽지 않다. 소비자가 제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포장이나 라벨을 통해 제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즉, '프리미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크로스보더 온라인 업체에서 일하는 B씨는 “한국 중소화장품의 브랜드 파워가 약해 품질과 기능 대비 적절한 가격대를 설정하는 것이 어렵다”며 “중국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해서는 결국 투자를 통해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인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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