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한글과컴퓨터(한컴) 김상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김 회장에 대해 지난달 말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회장은 한컴그룹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투자한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한컴그룹은 가상화폐 운용사인 아로와나테크에 지분투자를 한 바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디지털 6대 금융사업 플랫폼에서 이용이 가능하다’며 지난 2021년 4월 20일 상장했다. 상장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0만7500% 상승한 5만3800원까지 치솟아 시세 조작 의혹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을 이용해 100억 원에 육박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경찰은 한컴그룹과 김 회장의 자택 등에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12월 한컴위드 사내 이사인 김 회장의 차남 김 모(35) 씨와 정 모(48) 아로와나테크 대표를 구속했다. 이들 또한 아로와나토큰을 이용해 비자금 96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에 김 회장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법원은 이날 김 씨에게 징역 3년, 정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김 회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탄력이 붙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김 회장을 상대로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컴그룹은 이날 변성준·김연수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한컴을 비롯한 각 그룹사는 이미 대표이사 중심으로 경영되고 있으며, 이번 구속영장 신청으로 인해 한컴을 비롯한 그룹사들의 실질적인 경영에는 전혀 문제나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변성준·김연수가 한컴위드의 신규 사내이사에 자원하고 이후 변 대표가 그룹 전체 운영을 위해 한컴위드 각자대표를 맡아 그룹 전체 지배구조 단순화 및 경영 건전성을 책임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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