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이 월등하게 더 좋다면 수 억 원 정도를 더 지불하는게 비합리적인 선택은 아닌 것 같아요. 실거주에서의 만족도는 물론 투자 관점에서도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요.”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아이에스동서가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분양한 덕은DMC 에일린의뜰 오피스텔은 ‘한강뷰’에 기반해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에 A~D 등 4개 타입으로 구성됐는데, 독특하게 84A와 84B 타입을 84A-1과 84B-1로 구분하고 분양가를 다르게 책정해 청약을 받았다. 84A와 84A-1타입, 84B와 84B-1의 전용·공용면적과 평면 등이 동일한데도 이들을 굳이 구분한 것은 바로 배치에 따라 한강 조망이 갈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강뷰인 84A의 분양가는 9억 7400만~12억 4500만 원으로 책정된 반면 한강뷰가 아닌 84A-1의 분양가는 7억 5600만~8억 7400만 원으로 책정되며 2억~4억 원의 차등을 보였다. 84B타입 역시 한강뷰에 따라 1억 2000만~2억 2000만 원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분양가 결정에 있어 앞서 분양한 인근 단지의 분양가 등을 참고했다”면서도 “이번 분양에서는 한강 조망이 분양가 차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청약에서 최고 1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아직 완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조망권은 매매 시장에서도 가격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의 경우 한강 조망이 가능한 101동 고층 전용 124㎡의 경우 현재 호가가 52억 원이지만, 단지 뒤쪽에 위치해 한강이 보이지 않는 103동 고층 동일 면적은 43억 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역시 조망이 막힌 뒷동의 경우 전용 84㎡ 기준 호가가 41억~45억 원 선인 반면 한강이 보이는 가구는 52억 원까지 호가가 오른 상태다. 서울 뿐만 아니라 인천 청라국제도시나 수원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에서도 호수 조망 여부에 따라 수 억 원씩 거래가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부동산분석학회에서 발표된 ‘한강조망권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한강 조망률이 가장 높은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 간의 실거래가가 최대 13.4%를 보였다며, 한강 조망률이 1% 증가하면서 실거래가도 0.5% 증가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같은 단지 내에서 어느 정도의 조망이 나오느냐에 따라 10% 정도는 가격에 차등을 둘 만하다”며 “한강뷰의 경우 약 20%까지도 프리미엄을 받는 요소인데 실제로 압구정이나 반포 등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 한강이 어느 정도 보이느냐에 따라 이 정도의 가격 차이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아파트’로 표준화되면서 매수자들이 조망권과 같은 차별화되는 요소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표준화된 주택에서 다른 주택 대비 차이를 가질 수 있는 포인트는 한강뷰나 호수뷰 등과 같은 조망권으로 이 자체가 셀링포인트가 되는 것”이라며 “같은 주택이지만 남들에 비해 더 우위에 놓일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이 가격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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