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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고령 운전자 대책이 절실한 이유

디지털편집부 박경훈 차장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는 어느 연령대가 가장 많을까.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일어난 교통사고 19만 8296건 중 가해 운전자의 나이가 51~60세인 경우가 4만 4322건(22.4%)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3만 9614건(20%)의 65세 이상이다. 22만 960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2019년에는 51~60세의 비율이 24.3%였고 65세 이상의 비율은 14.5%에 그쳤다. 가해 운전자 나이가 51~60세인 교통사고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65세 이상은 증가하는 추세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 연령에서 수 년 내 65세 이상이 51~60세를 제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 62명으로 사상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5126만 명 중 19.5%를 차지했고 2019년 말의 802만 6915명(15.5%)과 비교하면 4.0% 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가해 운전자가 노인인 교통사고는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 1일 9명이 사망한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일으킨 차량 운전자 나이가 68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령 운전자 안전 대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 차가 있다고 해도 나이가 들수록 신체 활동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시청역 사고를 포함해 잇단 교통사고를 일으킨 노인 운전자들이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노인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원인이 운전 미숙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 운전자 대책 보완이 절실한 이유다.

대표적인 노인 운전자 대책인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마다 10만 원에서 30만 원의 보상을 준다고 하지만 반납률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상자들 중 상당 수가 운전을 통해 얻는 편익이 면허 포기의 보상보다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운전 부적격자를 걸러낼 수 있도록 현재 75세 이상에 대해 3년인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짧게 하거나 필요한 신체검사를 세분화하는 식으로 운전면허 유지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고령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처럼 고령화 사회가 된 일본은 차량 조작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비상 자동제동장치, 가속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이 포함된 ‘서포트카’를 고령 운전자가 구매할 경우 지자체와 함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노인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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