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가까운 곳에서 적당히 운동하며 즐길 수 있어 매일 찾고 있어요”
일반 골프보다 저렴하고 시간을 덜 들이면서도 충분한 운동을 할 수 있는 파크골프가 중장년과 노년층 사이에서 각광 받고 있다. 이러한 인기 덕분에 2004년 서울 한강에 9홀 파크골프장이 조성된 이후 전국 지자체가 시설 확충에 나서면서 동호인들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14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대한파크골프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398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1곳에 비해 10% 가량(37곳) 늘었는데, 기존 파크골프장을 확장하거나 대규모로 조성 중인 곳이 많아 홀 기준으로 보면 더 크게 늘었다.
경남 양산시는 낙동강 둔치를 파크골프장 성지로 조성하고 있다. 시는 낙동강 둔치에 만들어진 황산공원과 가산공원에 각각 72홀과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연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인근 가야진사 공원까지 합하면 모두 180홀 규모가 된다.
인천시는 내년까지 신규 파크골프장을 총 4곳 더 확충한다. 시에는 현재 5곳의 파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신규로 확충하는 골프장은 기존에 운영 중인 5개 골프장 72홀보다 10홀이 더 많은 82홀로 조성된다.
경북 경주시도 서천 둔치에 18홀 규모의 ‘경주파크골프 2구장’을 최근 개장했다. 2021년 경주파크골프 1구장(18홀)이 들어선 이후 이용객이 급증함에 따라 인근 부지에 2구장을 추가 조성한 것이다. 올 하반기 북경주 파크골프장까지 문을 열면 경주 곳곳에서 총 117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운영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파크 2구장은 형산강과 송화산 주위에 위치해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품 구장이 될 것”이라며 “시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파크골프장을 더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규 골프장은 기존 구장을 확장하거나, 규모를 대폭 키우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은 양평으로 장애인파크골프장을 포함해 모두 99홀이다.
전국 곳곳에 파크골프장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침수피해와 소음·주차 문제 등 일부 문제도 발생하고 있지만 최근 파크골프장을 체육시설의 한 종류로 포함하는 내용이 담긴 ‘체육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동안 파크골프장은 정식 체육시설이 아니어서 개발제한구역에 설치할 수 없었지만, 이번 체육시설법 시행령 개정으로 파크골프장도 개발제한구역에 들어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골프장 건립과 함께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한 노력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파크골프 성지로 떠오른 강원 화천군은 지난 8일 전국 처음으로 파크골프팀을 창단했다. 화천군은 매년 전국 최대 규모의 상금과 참여 인원을 자랑하는 4개의 전국 단위 파크골프 대회를 열어 지역경제에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화천군이 파크골프장을 조성한 2021년 7월 이후 현재까지 모두 120만 명 이상이 찾았고, 이중 외지 방문객은 절반이 넘는다.
최문순 군수는 “화천군청 파크골프팀 창단으로 지역 저변확대는 물론 대회 활동을 통한 지역 이미지 제고, 파크골프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협회 회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4만2000여 명으로, 전년 10만6000여 명과 비교해 약 3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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