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를 학대하고 유기, 방임한 부모와 삼촌 등 4명이 첫 재판을 받는다. 이들이 다자녀 가구로서 받고 있는 ‘보조금’ 500만 원을 양육과 전혀 상관없는 곳에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4일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면서 삼촌(35)이 119에 신고해 알려졌다. 신고를 접수한 구급대원이 강릉시 노암동의 한 주택으로 출동했지만, A군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웅크린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던 아이에게선 사후강직 현상이 나타나, 호흡이 멎은 지 상당 시간이 흐른 것으로 보였다.
A군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눈에 든 멍자국은 사망에 이를 정도의 외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 역시 신장질환을 앓고 있던 A군을 부모가 방치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이 ‘멍자국’은 A군의 부모가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가한 아동학대 정황이 수면 위로 드러난 단서였다.
멍자국은 이미 열흘 전 담임교사가 발견했다. 당시 교사는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강릉시청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학교에 찾아가 A군을 만났지만, A군은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다.
A군의 부모는 경찰에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가 눈을 부딪쳤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군의 형제는 “삼촌이 던진 책에 맞아 눈에 멍이 생겼다”고 엇갈린 답변을 했다.
아이들이 ‘삼촌’이라고 부른 이는 가족이 아닌 부부의 ‘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삼촌은 사건 당시 A군의 집에 함께 살고 있었다.
또 A군에게는 위아래로 7명의 형제가 더 있었다.
다만 부모는 별다른 직업 없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자녀 가구에게 주는 생계, 주거급여, 아동과 양육수당 등 매월 500만 원 안팎의 보조금을 받아 생활해왔다.
문제는 이들이 보조금 대부분을 아이 양육과 무관한 곳에 사용한 것이다. 매일 ‘삼촌’으로 불리는 이들과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흥청망청 돈을 썼던 사실이 경찰의 수사 결과 확인됐다.
한편 숨진 A군 외에 또 다른 자녀 1명은 이미 아동학대 신고로 분리 조치 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릉시는 현재 보호시설에 남은 자녀 6명에 대해 심리 치료에 나서는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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