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매월 진행하던 경제 지표 브리핑을 생략하기로 했다. 지표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발표일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개막일이 겹친다는 점이 유력한 이유로 거론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홈페이지에 올린 일정에서 당초 15일 예정됐던 브리핑을 생략하고, 대신 오전 10시 ‘올 2분기 성장률’을 온라인으로만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이 브리핑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며 현장에서 수치와 관련한 많은 질의응답이 오간다.
통계국은 일정 변경에 대한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는 15일 개막하는 3중전회때문이라는 해석이다. 3중전회는 시 주석과 많은 간부들이 모여 장기 정책을 논의·승인 하는 자리다.
이날 발표될 주요 지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도 3중전회 시점과 맞물려 ‘브리핑 패스’의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부실한 지표가 3중전회 개막일에 발표되고, 이와 관련한 질의응답이 오가며 부각될 경우 같은 날 개막하는 3중전회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비해 다소 둔화한 5.1%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조사에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3%로 집계됐으며 그에 앞선 지난해 4분기에는 5.2%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근거로 올 2분기 5.1%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최근 3개 분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함께 발표되는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 증가해 5월(5.6%)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역시 같은 날 발표 예정인 소매판매 증가율도 3.4% 수준에 그쳐 전달(3.7%)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 고정자산 투자도 전년 대비 3.9% 증가에 그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중 부동산 투자는 상반기에 10.5%나 급락해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들어서는 중국 경제성장 속도가 상반기에 비해 더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성장률은 4.7%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중국 경제는 올해 남은 기간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각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수출 성장이 가려질 위험이 있고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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