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테너 이기업(31)씨가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조수미가 프랑스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콩쿠르를 예고한 지 1년 만이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부 루아르 지방의 ‘샤토 드 라 페르테 앙보(페르테 앙보)’에서 열린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중국의 리지하오(바리톤·22)가 1위를, 루마나이의 제오르제 비르반(테너·29)가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이기업은 3위를 거머쥐었다. 프랑스 소프라노 줄리엣 타키노와 마리 롬바르드는 특별상을 공동 수상했다. 수상자들에겐 1등 5만 유로(약 7500만 원), 2등 2만 유로(약 3000만 원), 3등에게 1만 유로(약 15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조수미는 1년 전 자신의 이름을 건 콩쿠르 출범을 예고하면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예술가를 뽑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젊은 예술가들이 서로 교류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실제로 본선에 진출한 18~32세 성악가 24명은 이달 8일부터 이곳 페르테 앙보에서 마치 아이돌처럼 이 지역 주민들의 가정에서 묵으며 조수미의 성악 지도(마스터클래스)를 받고, 다른 참가자들과 교류했다. 조수미는 “세계에 재능있는 음악가들이 많지만 아시아, 남미쪽 음악가들에게는 좀 더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 콩쿠르가 그들이 세계 클래식 음악의 주무대인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설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수미는 마치 ‘빅시스터’처럼 우승자들이 바로 캐스팅될 수 있게 도와주고, 음반도 만들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등 세계적 오페라 무대의 캐스팅 책임자들, 그리고 세계적 클래식 음반 제작사인 워너 뮤직 대표 등이 이번 콩쿠르의 심사 위원으로 나와 줬다”고 말하며 콩쿠르 진출자들 중 우수한 이들을 직접 ‘스카우트’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2회 대회는 2년 후인 2026년에 열린다. 2026년은 한불수교 140주년을 맞는 만큼 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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