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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정론 확산에 중도표 흡수할 수도"…지지층 대결집 예고

■카오스 빠진 美대선

전대 직전 최대경합주서 피격

주먹 치켜든 사진 美 전역 퍼져

베팅업체 당선확률 60%→70%

트럼프 "악에 맞서 승리하겠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를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귀가 피범벅이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대피하는 상황에서도 “싸우자(fight)”를 세 번 외친 후 오른쪽 주먹을 번쩍 치켜올렸다.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알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연한 모습에 패닉 상태에 빠졌던 지지자들은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트럼프가 방금 대선에 당선됐다”는 외침이 무대 주변에서 들렸다고 현장에 있던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피투성이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먹을 공중으로 휘두르는 사진은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행정부회장은 이 사진을 두고 “2024년 대선을 규정하는 상징적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총기 테러가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뒤흔들 메가톤급 변수로 떠올랐다.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화당의 결집력이 한층 강해지고 중도층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TV 토론 이후 인지력 논란으로 후보 자격 시비가 붙은 상황인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선 승리의 무게 추가 트럼프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 도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를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지자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하며 그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의 폴 공 선임연구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존 지지층들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바이든이 못 미더운 중도층에서 트럼프에 대한 동정 표심이 생길 수 있다”면서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이 부쩍 오를 수 있고, 이러한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다른 선거 전문가는 “트럼프가 유세 중 피격을 당한 펜실베니아주는 미 대선의 최대 경합주”라면서 “전당대회 직전에 경합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선거공학적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는 이날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60%에서 70%까지 크게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이날 총격을 계기로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며 화살을 조 바이든 행정부로 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아버지가 주먹을 든 사진을 올리며 “그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싸움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공화당의 J D 밴스 상원의원은 “바이든 캠페인의 핵심은 트럼프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할 권위주의 파시스트라는 것”이라며 “이러한 레토릭(수사)이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로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8일 기부자들과의 통화에서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는 소식도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날을 세우던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만큼은 정치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일제히 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다. 역겹다”면서 “이것은 우리가 이 나라를 통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남편이 테러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난 이런 종류의 정치 폭력이 우리 사회에 있을 자리가 없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해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음에도 자신의 ‘대관식’인 전당대회에 참석하기로 했으며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기독교 복음주의 모임에 참석해 각종 수사를 받는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히는 등 정치적 박해를 받고 부활한 예수의 몸에 비유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기간 자신의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며 마지막인 18일에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2기 국정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다음 날인 14일 오전 8시께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주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에서 연설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단결하고, 강하고 단호하게 미국인의 본모습으로 악에 맞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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