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당 대표 후보들의 막판 지지율 경쟁이 치열해졌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후보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굳히기로 1차전에서 경선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인 반면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합동 연설회와 TV 토론회를 통한 막판 뒤집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기에 ‘반한(反한동훈) 단일화’ 가능성도 선거 판세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5일 충청권, 17일 수도권 합동 연설회와 더불어 네 차례의 방송 토론회를 실시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지난 4·10 총선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한 후보를 향한 공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이날 상향식 공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한 후보의 ‘사천(私薦) 의혹’을 다시 정조준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천권을 당원 여러분께 돌려드리고 중앙당은 순수한 의미의 ‘공천 관리’만 하도록 하겠다”며 “이번 총선과 같은 밀실 공천, 듣보잡 공천, 사천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도 한 후보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겨냥해 “2년 임기 당 대표를 1년 만에 내팽개치고 본인의 꿈만 좇아가겠다는 것은 너무나 몰염치하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가 된다면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9월 사퇴할 것인가”라며 거듭 압박했다.
전대 과정 내내 ‘1강’ 독주 체제를 달려온 한 후보는 ‘단판 승리’를 자신하며 투표 독려에 나섰다. 정광재 한 후보 캠프 대변인은 이날 “변화는 투표에서 나온다”는 논평을 내고 65%가 넘는 투표율과 당선자 득표율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당심·민심 모두 한 후보의 손을 들고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 후보는 충청권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어 지지층 결집에 힘쓰기도 했다.
‘어대한’ 기조를 깨기 위한 나머지 후보들 간 단일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전대 초기 “단일화를 거론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민감한 입장을 보였지만 좀처럼 한 후보의 대세론이 깨지지 않자 막바지 반전을 꾀하기 위해 ‘단일화 카드’를 꺼내드는 모양새다.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나 후보도 전날 “실질적으로 생각이 비슷하다면 거친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사퇴하시는 게 낫지 않는가, 그래서 자연스럽게 저를 도와주시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라며 원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띄웠다. 이에 원 후보는 “굳이 말하면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후보는 후보들 간 연대 가능성에 대해 “결선투표가 도입됐기 때문에 (1차 투표) 결과에 의해 자연스럽게 연대가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앞선 전대 과정에서 한 후보와 원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공식 제재를 확정했다. 앞서 선관위는 한 후보와 원 후보가 2차 방송 토론회 당시 후보자 간의 공정 경쟁 의무, 후보자 비방 및 흑색선전 등을 금지한 당헌·당규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주의 및 시정명령’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19~20일 이틀간 당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K-voting)를 실시한다. 21~22일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및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23일 발표되는 투표 결과 과반 1위를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상위 2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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