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증액 협상에 성공한 정비사업장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서 증액된 공사비만큼 분담금을 추가로 내고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자 조합원들의 반발 심리가 누그러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최근 구로구 고척 4구역 재개발 조합과 공사비 증액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단과 조합은 2019년 3.3㎡당 447만 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원자재 값 상승으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해지자 지난해 6월부터 1년여간 증액 협상을 벌여왔다. 결국 시공단과 조합은 최근 3.3㎡당 700만 원대 초반으로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다. 고척 4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이 같은 공사비 증액 안건을 총회를 열어 통과시켰고 올해 하반기 분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최근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공사비를 늘리는 것에 합의했다. 해당 단지는 잠실 엘스, 파크리오, 리센츠 분양 이후 18년 만에 잠실에 공급되는 단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좌초될 뻔했다. 하지만 조합은 결국 공사비 증액을 받아들였고 공사비는 3.3㎡당 660만 원에서 811만 5000원으로 인상됐다.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16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공사비 변경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성도 증가함에 따라 조합들이 공사비 증액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 인근 단지 시세가 올라가면서 분양가를 올려도 미분양 걱정이 사라지고 있어 공사비 증액에 따른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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