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미국 유명배우 섀넌 도허티가 별세했다. 향년 53세.
1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도허티의 홍보담당자인 레슬리 슬론은 도허티가 수년간의 암 투병 끝에 전날 숨졌다고 밝혔다.
도허티는 미국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원제 '비벌리힐스, 90210')로 인기를 끈 1990년대 하이틴 스타다. 당시 주인공 ‘브렌다’로 출연했다. 1995년엔 한국 유명 화장품 전속 모델 자리를 소피 마르소로부터 넘겨받기도 했다.
도허티는 2015년에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2년 뒤 한 차례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20년 암이 재발해 전이됐으며 4기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암이 뇌로 전이돼 이를 제거하는 수술도 받은 바 있다.
그는 이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암 투병기를 공유해 왔다. 최근 에피소드는 이달 8일 방송됐다.
“하루하루가 선물이라서 희망은 항상 존재한다"
그는 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버텨왔다. 미래의 계획을 얘기하면서 "앞으로 2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어서 은행에 저축하고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 1월엔 “하루하루가 선물이라서 희망은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지난해 11월엔 피플지 인터뷰를 통해 “살아가기, 사랑하기를 아직 끝내지 않았다”며 “여전히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 4월엔 자신의 죽음 이후의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도허티는 자신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남겨질 어머니를 생각해 짐 정리를 시작했다며 “어머니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을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저의 최우선 순위는 어머니”라며 “어머니를 위해 지으려고 했던 집의 크기도 줄이고, 사용하던 가구 규모도 줄이려고 한다”고 했다.
하이틴 스타 '베벌리힐스의 아이들'
1971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난 도허티는 어린 시절 가족을 따라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한 뒤 10세 때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초원의 집', '헤더스' 등 여러 TV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다 1990년대 LA의 부촌 베벌리힐스를 배경으로 한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인 브렌다 월시를 연기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개 시즌이 방영되며 미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지상파 방송을 통해 초기 시즌이 방영돼 큰 인기를 누렸다.
다만 도허티는 이 드라마 촬영장에서 일부 출연진과 갈등을 빚었고 자주 지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994년 '시즌 4'가 끝날 무렵 하차했다.
이후 '올모스트 데드'(1994)와 '몰래츠'(1995) 등 영화에 출연했다. 1998년에는 '베벌리힐스…'를 만든 유명 제작자 애런 스펠링과 재회해 그의 또다른 인기 드라마 시리즈 '참드'(Charmed)에 출연하기도 했다.
과거의 실수들에…“그저 성장하고 있었을 뿐”
그는 10대 때부터 큰 인기를 누리면서 연예매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여러 사생활 문제로 타블로이드지에 오르내리면서 부침을 겪기도 했다.
1997년에는 한 남성과 말다툼 중 자동차 앞유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쳐 부순 혐의로 법정에 섰고 2001년에는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인기 절정이었던 1993년에는 배우 애슐리 해밀턴과 결혼했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혼했다. 이후 2003년 포커 플레이어 릭 살로몬과도 짧은 결혼 생활을 했다. 2011년 사진작가 커트 이스와리엔코와 결혼해 12년간 함께했으나 지난해 이혼을 신청했다.
도허티는 1998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실수들을 후회하면서 "나는 그저 성장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자신의 인성 논란에 대해선 "(언론에 의해) 기괴하게 오해됐다"고 불평했다.
“그녀를 그리워할 것”
한편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에서 '브랜든' 역을 맡아 도허티와 남매 사이로 출연한 배우 제이슨 프리스틀리는 도허티의 부고에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SNS)에 썼다.
이 드라마에서 도허티의 상대역 '딜런'을 연기한 배우 루크 페리는 2019년 3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52세를 일기로 별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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