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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논란' 속 국내 무대 떠났던 이재영, '은퇴' 암시…"하지 않은 일 인정하면서 뛰고 싶진 않아"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자매. 연합뉴스




학교폭력 논란 속에 국내 배구계를 떠났던 전 국가대표 이재영(28)이 은퇴를 암시했다.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남긴 글에서 후련한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과거 받았던 의혹들을 재차 에둘러 부인하면서다.

이재영은 15일 지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공개하고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이재영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시작한 배구는 제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열심히 달리다 보니 프로선수와 국가대표로 쉼 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고 많은 팬의 사랑과 관심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재영은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제 상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상황을 전한 뒤 “이제는 말씀드릴 때가 된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적었다.

이재영은 이어 “국내가 아니면 해외에서라도 뛰기를 바라는 팬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제안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 해외는 생각한 적 없다”며 “무엇보다 제 마음에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억지로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재영은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 합의하길 바라는 분도 많이 계셨는데,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배구하고 싶지 않았다”며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사실에 대해 정정해 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아닌 건 아니지’란 마음과 소신은 변하지 않는다”고 상황을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이재영은 “이런 제 마음은 포기가 아니라 말씀드리고 싶다. 배구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그만큼 원 없이 했기에 은퇴를 앞두고 미련이 크지는 않다”며 “예상치 못했고 힘든 과정을 통해 내려놓게 됐지만 팬들에게 글을 남기는 지금은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다”고 적었다.

이재영은 또한 “제게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지만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도 많았다. 사실이 아님에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모든 순간을 웃고 울면서 잘 지냈던 건 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선수로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배구해 왔던 것처럼 이후에도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 이다영은 다음날 이재영의 글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했다. 글을 대신 게시해 준 지인 역시 이재영 자매가 코트에 선 사진을 올리고 “은퇴 축하해. 꽃길만 걷자”라고 응원했다. 이다영은 현재 프랑스 리그 팀에 소속돼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재영, 이다영 자매를 둘러싼 학폭 폭로는 2021년 2월 초 처음 나왔다. 대중의 공분이 거세지자 두 사람은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가해 사실 일부를 인정했다. 이후 당시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전금지,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를 내렸고 이들은 얼마 뒤 그리스 팀과 계약하며 국내 무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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