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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기저귀까지 살균해서 재활용한다…일본, 온실가스 87% 감축

줄어드는 아기용 기저귀 시장, 성인용 시장은 빠른 성장

국내선 대부분 소각…일본은 오존 살균 후 재생 기저귀로

세척·건조·분쇄 후 콘크리트 제조에 섞는 등 다양한 사례

유니참의 재생 기저귀 라인 브랜드명은 ‘RefF’. /사진=유니참




지난 번 유럽 쓰레기 이야기(다시 보기)에 이어, 이번은 일본입니다. 알맹상점 금자님과 혜몽님, 서울환경연합 정음님이 들려주신 일본의 쓰레기 이야기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와 일반 쓰레기 문제까지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만 전부 전하려면 10회쯤 써야 할 것 같아서, 지구용은 기저귀 문제에 집중해 보기로 했습니다. 전체 내용은 서울환경연합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기저귀냐면, 아기들(TMI : 아기 한 명이 대략 5세까지 쓰는 개수는 연간 4000~6000개)만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령화 시대, 고령자들이 쓰는 기저귀 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아기용 기저귀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8% 감소할 전망이지만 성인용은 16% 성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성인용 기저귀는 더 큰 쓰레기가 됩니다. 일본에서는 2007년 84만 톤의 성인용 기저귀가 버려졌는데, 2017년에는 두 배가 늘어난 145만톤 정도가 버려졌습니다. 일본의 폐기저귀는 전체 생활 쓰레기 중 5.3%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문제는 기저귀를 그냥 태우자니 대소변 때문에 더 많은 열을 가해야 해서 소각 비용이 비싸진다는 점. 태울 때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도 나옵니다. 그리고 기저귀도, 생리대도 고흡수성수지(SAP) 덕분에 그토록 흡수력이 좋은 것인데, 흡수한 만큼 최대 30배까지 부풀어서 땅 속에 묻어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2005년부터 기저귀 제조사 등이 모여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기저귀를 오존 살균해서 재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실제로 금자님, 혜몽님, 정음님이 다녀온 가고시마 현에서는 폐기저귀를 회수(=기저귀 수거 쓰레기통에 분리배출)해 재생 펄프로 부활시키는 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재생 펄프는 다시 기저귀로 만들어집니다. 일본 대표 기저귀 회사인 유니참은 올해 4월부터 세계 최초로 재생 기저귀 제품 판매를 개시했습니다. 100% 재생 기저귀는 아니지만 점점 재생 펄프 사용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후쿠오카 오오키정에 설치된 종이기저귀 전용 회수 박스. /사진=오오키정


기저귀 재활용의 효과는 온실가스 87% 감축, 폐기물 감축입니다. 100명이 1년 동안 사용한 기저귀를 모아 재활용하면 2톤 트럭 23대 분량의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오존 살균해서 깨끗하다고 해도, 위생 문제로 거부감이 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일본이 택한 방식은 '교육'입니다. 초등학교 수업 시간에 기저귀를 재활용해 만든 점토를 갖고 놀면서 기저귀 쓰레기 문제를 배우고 재활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겁니다.

기저귀를 다시 기저귀로 재활용하는 방식 외에도 또 있습니다. 폐기저귀를 세척·건조·분쇄해서 콘크리트로 만든 사례도 있고 폐기저귀를 고체 연료로 만들어 쓰는 지자체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이런 노력은 정말 본받을만한 것 같습니다. 물론 천기저귀를 빨아 쓰면 환경 측면에서는 가장 좋겠지만 누구나 익숙해질 수 있는 방법이 아니긴 합니다. 초고령화 시대를 앞둔 우리나라에서도 얼른 다양한 재활용 기술들이 개발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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