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연내 3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심이 불붙고 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주식은 물론 채권·금·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이 일제히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
16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85% 올라 4만 954.48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2263.67로 3.5% 급등했다. 금리 인하 전망 확산 이후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에 몰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소형주와 산업주 등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전환 거래(rotation trade)’ 추세에 따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2분기 들어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하는 등 지난주 이후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던졌다. 이후 시장은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에 이어 100%를 기록하고 있다. 연내 금리가 3차례 내려갈 확률도 54.0%로 올라섰다.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2차례 인하 확률(46.2%)이 가장 높았다. 마켓워치는 “(금리 인하라는) 2024년의 가장 큰 거래 테마가 되살아났다”고 평가했다.
기대감은 증시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7.4bp 떨어진 4.171%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올랐던 국채 수익률은 이날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다시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 종가는 온스당 2467.80달러로 올 5월 20일 이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열흘 전 5만 6000달러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상승해 이날 6만 5000선을 돌파했다.
연착륙에 대한 낙관론도 시장에 힘을 보탰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매 판매 변동률은 전월 대비 0.0%로 보합을 기록했다. 0.4%하락할 것으로 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치 집계를 웃돌았다. 주유소와 차량 판매를 제외하면 상승률은 0.8%에 이르렀다. IBC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알리 제프리는 “미국 소비자들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수치”라며 “다만 임금 상승이 식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지출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 리스크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 전반의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지정학 상황에 따른 군사 지출 증가, 기후 관련 보조금, 관세 등의 역학 관계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향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은 더 엄격해야 하며 이는 성장이 더딜 것이라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