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장소가 아닌 곳에 물건을 배송한 택배기사에게 항의했다가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1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3층짜리 주택의 가장 높은 층인 3층에 거주하고 있다. 그의 집은 계단을 올라 통로를 지나면 복도 안쪽에 현관문이 있는 구조다.
A씨는 택배 분실을 우려해 택배 위탁 장소를 항상 ‘현관문 앞’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지난해 9월부터 유독 한 택배기사만 현관문 앞이 아닌 계단 위나 통로에 택배를 두고 갔다.
이에 A씨는 택배기사 B씨에게 “택배가 젖어서 오는 경우가 있으니 문 앞으로 배송해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문자를 읽고도 아무런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B씨가 속해있는 택배 회사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A씨의 항의에 택배사 측은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개선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회신했다.
A씨는 “택배 회사로부터 답변을 받은 후 10분이 지났을 즈음, B씨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B씨가 ‘다음부터 (택배를) 대문 안에 둘 테니까 네가 들고 가라’, ‘XX아. 너 한 번만 더 전화하면 쫓아가서 아주 박살을 내겠다’라는 폭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고객센터에 B씨의 배송 중단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B씨는 ‘문 앞’으로 설정된 위탁 장소를 임의로 ‘대문 안’으로 변경하고 A씨의 택배를 해당 건물 1층 대문 안에 배송했다.
B씨는 사건반장에 “두세 발짝 거리인데 자꾸 항의했다. 단독주택이기 때문에 3층까지 올라가면 주거침입죄에 해당된다”며 “3층에 두면 되는 것이지 문 앞에 둬야 할 의무는 없다. 편의를 봐준 것인데, 너무 무리하게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욕을 한 것에 대해서는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아 홧김에 욕을 내뱉은 것”이라며 “그 부분은 잘못했다”고 덧붙였다.
택배사 관계자는 사건반장에 “택배 표준 약관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곳에 택배기사가 임의로 배송한 것은 잘못”이라며 “주거 침입은 해당 택배기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지역 택배기사를 교체하겠다고 했다.
한편, A씨는 “내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다 알고 있어서 보복할까봐 너무 무섭다"며 "이사도 고려하고 있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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