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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꽃' 원페달 드라이빙…"기아 EV3에선 멀미 걱정 없다" [biz-플러스]

기아 'EV3 테크 데이'서 첨단기술 소개

아이페달 3.0 적용, 강한 감속 불편 해소

감속 단계 직접 선택…원하는 속도로 제어

거리 감지 센서, 네비 활용해 자동 감속도

세계 최초 개발 냉난방 공조시스템 적용

모터와 배터리 폐열 활용 난방 성능 향상

기아의 첫 전기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의 기술 개발을 담당한 연구원들이 ‘더 기아 EV3 테크 데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아




가속 페달 하나로 차량을 움직이고 멈추는 ‘원페달 드라이빙’은 전기차 오너만의 특권이다. 제대로만 활용하면 차량의 감속 및 정차시에 회생제동 기능이 지속적으로 작동해 배터리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차량 제원상 주행거리보다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브레이크를 덜 써 패드 유지 보수 비용도 적게 든다. 여러모로 전기차 차주에게 이득이어서 ‘전기차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테슬라는 홀드모드, BMW는 B모드, 현대차(005380)그룹은 아이페달이란 이름을 쓴다.

테슬라의 원페달 주행 드라이빙은 ‘홀드모드’로 불린다. 사진제공=테슬라코리아


원페달 드라이빙은 회생제동 극대화로 연비 상승 효과가 뚜렷하지만 단점도 있다. 강한 감속력이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차량이 갑자기 멈추는 듯한 느낌을 줘 ‘전기차를 타면 멀미가 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대중에겐 전기차 이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000270)는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개최한 ‘더 기아 EV3 테크 데이’에서 이런 문제점을 개선한 ‘아이페달 3.0’을 포함한 다양한 전동화 첨단기술들을 소개했다. EV3가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어야 할 주력 차종인 만큼 기술 개발 방향도 전기차에 대한 기존 편견을 깨뜨리는 데 맞춰졌다.

본인에 맞는 감속도 직접 선택…멀미 유발 대폭 줄여


아이페달 3.0은 스티어링 휠 좌측의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작동된다. 사진 제공=기아


아이페달 3.0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회생제동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가속과 감속·정차 등을 가속페달 하나로 제어하는 것은 기존과 같지만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작동하도록 변화를 줬다. 스티어링 휠 좌측의 패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작동된다. EV6·EV9의 아이페달은 가장 높은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쓸 수 있지만 EV3에서는 운전자가 각자 선호하는 감속도(0~3단계)를 직접 선택해 조작할 수 있다. 이 기능은 후진이 필요한 주차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메모리 기능이 있어 전원을 껐다 켜도 유지된다.

개발을 맡은 우하영 MSV전기차성능시험팀 연구원은 “기존 아이페달의 감속감이 너무 커 전기차를 처음 타는 분들이 익숙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회생 단계를 직접 선택해 사용자의 승차감과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커브길·회전 교차로 알아서 감속…똑똑해진 회생 시스템


기아가 지난 16일 개최한 ‘EV3 테크데이’에 EV의 주요 부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제공=기아


EV3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이 적용됐다. 회생제동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으로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알아서 자동 감속이 이뤄진다. 센서가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하고 내비게이션의 정보를 활용해 적정 수준으로 차량의 속도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과속 카메라 정보만 활용했던 기존 시스템에 비해 다양한 내비게이션 기반 정보를 활용해 △과속 카메라 △좌·우회전 △커브길 △속도제한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 여러 상황에서 자동으로 감속한다.

시속 9km 이하에서는 자동 감속이 되지 않던 기존과 달리 정차 상황까지 자동 감속이 가능해 운전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빈도를 줄였다. 스티어링 휠 우측의 패들쉬프트를 약 1초간 길게 누르면 스마트 회생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심규빈 기아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이 반자율주행이라면 스마트 회생 시스템에서는 직접 운전은 하지만 더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브레이크 밟을 일이 많은 도심 주행에서 특히 사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공조시스템 크기 줄여 실내 공간 확보…배터리 폐열로 난방




기아는 EV3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냉난방 공조시스템을 적용했다. 사진제공=기아


기아는 EV3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냉난방 공조시스템(THIN HVAC)'도 적용했다. 세로로 배치됐던 열교환기를 가로로 눕혔고, 공조 시스템 내부 도어의 구동 방식을 회전식에서 슬라이딩식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기존 냉난방공조 시스템 대비 높이를 14㎝(33%) 줄여 콕핏 하단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은 동승석 기준 6㎝ 넓어졌다. 동시에 풍량은 5% 늘면서도 소음과 소비 전력은 각각 7%, 25% 낮아졌다.

이윤형 공조시스템설계팀 파트장은 "THIN HVAC의 개발은 EV3 한 차종에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과 다양한 고객 경험 시나리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HVAC 기술의 잠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의 폐열을 활용한 열관리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세계 최초로 외기 열원(차량 외부 공기가 가진 열)과 구동 열원(전기차 구동 시 발생하는 열)을 동시에 활용하는 흡열 방식을 적용해 히트펌프 성능을 강화했다.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은 외부 공기의 열과 모터·배터리의 폐열을 동시에 활용, 히트펌프의 성능을 극대화해 난방 성능을 끌어올렸다. 겨울철 낮은 기온으로 인한 전비 감소도 최소화했다.

니로 EV 대비 에너지 밀도 22% 향상…501km 주행거리 달성


기아가 지난 16일 개최한 ‘EV3 테크데이’에 EV의 주요 부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제공=기아


기아는 EV3(롱레인지 17인치 모델)에 동급 최대 수준의 81.4kWh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산업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501km를 달성했다. 4세대 배터리는 셀 단위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동일한 400V 시스템이 탑재된 니로 EV 대비 약 22%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췄다. 배터리 팩 내부를 구성하는 여러 전장품을 2단으로 탑재해 추가 공간을 확보하고 이 공간에 배터리 셀을 추가해 니로 EV 대비 25% 더 많은 셀을 탑재했다.

이밖에도 급속충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충전 중 배터리 온도를 낮추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EV3는 니로 EV 대비 급속충전 시간을 약 12분 단축해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31분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EV3는 주행 고급감을 높이고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양을 적용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3세대 주파수 감응형 밸브가 적용돼 주행 시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줄였다. 3세대 주파수 감응형 밸브는 크기를 줄여 중소형 차급에 적합하도록 개발됐다. 주로 고주파수 대역에서 형성되는 노면 주행 진동을 줄이기 위해 고주파수 진동 감지 시 진동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감쇠력을 조절한다.

EV3는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포함한 고주파음이 실내로 전달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차량 전륜 멤버에 프레임 스테이 브라켓을, 후륜 멤버에 다이나믹 댐퍼를 적용했으며 멤버 부시 특성을 개선해 노면 소음이 차체로 전달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기아 관계자는 “EV3에 적용된 다양한 전동화 기술은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전기차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아 연구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며 “이번 행사는 고객에게 사랑받는 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원들의 진심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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