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러시아 군사 캠프 여행이 새로운 놀이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슈에서 ‘캔디’라는 예명의 여행 인플루언서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모스크바의 한 군사 캠프를 방문한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20대로 보이는 일행이 청나라 시대 공주 복장을 하고 로켓 발사기와 AK-47 소총을 다루는 모습이 담겼다. 또 여러 명의 젊은 여성들이 참호와 눈밭을 가로지르며 탱크를 운전하는 모습도 보인다.
캔디는 SNS에 “사용한 무기는 공포탄만 발사하지만 섬광과 폭발음은 실제와 같다”며 “중국 전통 의상을 입은 이유는 중국의 미학과 러시아의 군사 문화를 융합해 문화적 충돌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러시아의 군사 관광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촉매제가 됐다. 모스크바에는 이런 군사 체험 시설이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체험 투어 비용은 1인당 1만888위안(약 190만원)으로 사격과 탱크 운전이 포함된다. 각 관광객에게는 러시아 군사 전문가가 배정돼 지도와 안전 관리를 맡는다.
러시아는 2016년 세계 최대 탱크 공장의 생산라인을 개방하면서 군사 관광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양한 체험으로 발전해 탱크 탑승과 총기 사용 외에도 군용 식량 시식, 자동소총 분해·조립 강습 등을 제공한다.
스릴을 추구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제트기 체험 비행도 있다. 숙련된 조종사와 함께 20분간 루프, 롤, 급상승 등의 곡예 비행을 체험할 수 있으며, 비용은 1인당 8000위안(약 140만원)이다.
지난 6월 러시아를 방문한 위안(22)은 “캔디의 영상을 보고 모스크바로 졸업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3일밖에 머물지 않았지만 군사 체험이 정말 재미있었다. 포탄을 발사할 때 크게 소리 지르며 모든 불행을 날려 버렸다”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네티즌은 “인생과 일의 스트레스를 총알처럼 쏴버리는 건 늘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공감했다. 반면에 “군대가 오락거리로 되는 건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휴식을 취할 다른 방법이 많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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