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원투표 실시를 하루 앞둔 18일 밤 TV토론회에서도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공개한 한동훈 후보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 후보가 이날 오후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지만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당원 자격 없다" "당에 대한 애정이 없다"며 몰아붙였다.
나 후보는 이날 KBS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마치 제가 사적인 청탁을 한 것처럼 말해서 상당히 놀랐다"며 "패스트트랙 사건 기소가 맞는다고 생각하냐? 당대표는커녕 당원으로서 자격이 있나”고 따졌다.
원 후보도 "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이라며 "자기가 책임질 일이 있을 때는 남 탓, 시스템 탓으로 돌려 동지 의식과 책임 의식을 느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그때 그 기소를 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법에 따라 기소된 것"이라고 답하며 "일반 국민들은 그렇게 개인적인 사건, 본인이 직접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개인적 사건이요? 제가 저를 해달라고 그런 것인가. 우리 27명이 기소됐다"며 "개인적 사건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 후보는 "개인적 사건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잡겠다. 비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취지"라고 했다. "사과한 것은 그 말을 꺼낸 것 자체가 부적절했던 것 같아서다. 다만,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거절하는 것이 맞다"고도 덧붙였다.
나 후보와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와 윤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나 후보는 "총선 끝나고 대통령실의 식사 요청을 거절했다"며 "비대위원장 시절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당무 개입이라고 이야기했다. 신뢰 관계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윤 후보도 "어느 정부에서도 이인자가 대통령 임기 3년 남겨놓고 차별화한 예가 없다"며 "대통령은 항상 열려있는 분인데 한 후보가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 아닌지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대통령과의 신뢰에 대해 "전혀 문제없다"면서 "대통령과 굉장히 오래된 사이고 신뢰할 수 있고, 신뢰하는 사이"라고 답했다.
'대통령 지지율과 총선 결과의 상관관계'를 묻는 윤 후보 질문에 한 후보는 "총선 문제에서는 제가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후보는 그간 총선 패배에 대해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면서도 나·원·윤 후보 모두 선거운동을 책임지는 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한 후보는 원 후보가 총선 당시 도태우 후보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데 대해 공세를 폈다. 그는 "(원 후보가) 오늘(18일) 도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SNS에 적었다"며 "그런데 올 3월 방송 인터뷰에선 도 후보의 공천 취소는 당연하고 더 늦으면 안 된다고, 3개월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후보는 "언론을 통해서 공천 취소 소식을 들었고 공동 선대위원장으로서 힘을 싣는 차원이었다"며 "총선이 끝난 후엔 최소한의 절차도 안 지켰다는 것을 알게 돼 그에 따라 판단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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