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련병원들이 미복귀 전공의 7648명을 사직 처리하고 9월 전공의 모집에 7707명 채용을 신청했다. 올 3월 기준 임용 대상자 1만 3531명 대비 약 57% 규모의 신규 임용을 신청한 셈이다. 하지만 올 2월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묻는 병원의 연락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병원이 모집을 신청한 인원만큼 응시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7일까지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올 3월 기준 임용 대상자 1만 3531명 중 7648명(56.5%)이 사직(임용 포기 포함)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의 경우 임용 대상자 3068명 중 2950명(96.2%)이 사직(임용 포기)했고 레지던트는 1만 463명 중 4698명(44.9%)이 사직했다.
수련병원들은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총 7707명의 모집 인원을 신청했다. 인턴은 2557명, 레지던트는 5150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모집 신청 최대 규모는 총정원에서 결원을 제외한 규모라 사직자에 비해 많을 수 있다”며 “19일까지 수련병원이 신청한 하반기 모집 인원을 검증한 뒤 22일에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공고하고 다음 달까지 모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수련병원들은 전체 임용 포기자 및 사직자가 아닌 결원에 대해서만 하반기 모집을 신청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739명의 전공의가 임용 포기 또는 사직을 선택했으나 191명(25.8%)만 신규 모집하기로 했다. 교수들이 “전공의들을 일괄 사직 처리하면 교수들도 그만두겠다”며 강력 반발하자 이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충북대병원은 미복귀 전공의 112명의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하반기 모집에 59명만 신청했다.
반면 서울성모병원이 포함된 가톨릭중앙의료원은 881명 사직에 1019명을 모집하기로 해 사직자 대비 모집률이 115.7%였다. 세브란스병원은 634명 사직에 729명(115%), 서울아산병원은 520명 사직에 423명(81.3%), 삼성서울병원은 505명 사직에 521명(103.2%)을 모집하기로 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전공의 554명 중 499명이 사직했고, 하반기에 258명을 모집한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수련병원들이 모집을 신청한 만큼의 인원이 실제 응시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련병원들의 일괄 사직 처리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계기로 법적 공방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과 고려대병원 소속 전공의 100여 명은 1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각 병원장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고소하기로 했다. 조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정당하게 수련받을 권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고 병원장들은 7월을 기준으로 사직서를 수리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범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이 입대해야 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9월 모집 때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군 입영 연기 특례를 적용하겠지만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입대해야 한다”며 “보통 군의관은 매년 700∼800명을 수급하는데 미필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입대할 수는 없어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어 일반병으로 입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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