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미국의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고 백악관 재탈환을 위한 4개월간의 레이스에 돌입했다. 총기 피격 사건 이후 닷새 만에 처음으로 연단에 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상징해온 ‘분열’이 아닌 ‘통합’의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우선하겠다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기조만큼은 확고히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 모인 수만 명의 공화당원들 앞에서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치유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과 공유된 운명에 함께 묶여 있고 함께 일어나지 않으면 무너진다”고 말했다.
당초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강한 어조로 비난할 예정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이후 ‘대통합’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연설문을 전면 수정했다고 앞서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날도 ‘미친 낸시 펠로시(전 하원의장)’라는 표현을 쓰는 등 공격 본능은 자제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차례만 언급했는데 미 언론들은 “상대가 불분명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정책 측면에서는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전면 폐지하고 석유·가스 시추를 재개하며 인플레이션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현 정부(바이든 행정부)가 야기한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격 사건 이후 지지율이 상승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에서조차 사퇴 요구가 분출하면서 이번 주말 안에 사퇴를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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