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가 19일 당원 투표에 돌입했다.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이날 마지막 TV 토론에서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를 집중 공격하며 과반 저지를 통한 역전승을 노렸다. 한 후보는 양측 비판을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다.
원 후보는 이날 SBS가 주관한 방송 토론에서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가장 큰 신종 위험으로 떠올랐다”며 “아군을 향해 피아 구분 없는, 자체 진영을 해체하는 부작용과 앞으로 우리 동지들 간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느냐는 심각한 의문과 비판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당정 간 신뢰로 정책을 만들고 현안도 풀 텐데 대화를 폭로하는 당 대표와 어떻게 중요한 얘기를 믿고 할 수 있겠느냐”며 날을 세웠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전날 사과한 데 대해 “진정성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패스트트랙 기소가 맞느냐’는 질문에 갑자기 ‘그건 대통령이 한 것’이라며 대통령을 끌어들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관련 폭로로 야권이 특검 추진 등 공세를 퍼붓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 후보가 민주당·조국혁신당과 ‘부창부수’하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당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이렇게 빌미와 구실을 주면 우리 당도 큰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원 후보의 ‘입 리스크’를 겨냥해 “나와의 대화를 읊어서 공격한 분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며 “저와 영부인 사이의 문자는 왜 폭로했느냐”고 따져물었다.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에 대해 한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당 차원에서 (공소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나 후보는 당시 당직도 아니었고 개인적인 차원이었다”며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나 후보는 “그것이 나의 개인 비리냐. 이렇게 나를 모욕할 수 있느냐”며 따지듯 목청을 높였다.
원 후보는 토론 직후 “(나 후보가) 통곡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며 “(한 후보의 입장은) 가슴에 피맺힌 투쟁과 회복의 역사를 함께해온 당원들의 투혼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고 직격했다.
전대 투표 첫날인 이날 84만 1614명의 선거인단 중 28.98%에 이르는 25만 2308명이 모바일 투표에 참여해 지난해 3·8 전대와 비교해 5%가량 투표율이 낮았다. 나·원 후보가 각기 주장한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아 1차 투표에서는 한 후보가 1위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과반 득표로 승리할지는 미지수다. 결선 투표로 가면 2위 후보를 중심으로 ‘반한 연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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