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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더 높은 건물·더 큰 자동차…우리는 왜 크기에 집착하나

■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김영사 펴냄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사이즈, 즉 크기로 설명될 수 있다. 원자 단위의 길이부터 우주의 넓이, 도시의 인구부터 금융까지 우리는 모든 것을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크기와 연관지어 생각한다.

신간 ‘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는 세상을 정의하는 잣대가 되는 크기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인문학적 통찰을 함께 담았다. 저명한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인 저자는 각종 통계와 분석을 통해 우리가 무심코 넘겨 왔던 크기들에 대한 관념을 다시 살펴보게 만들어 준다.

책은 만물의 척도로 기능하는 크기의 중요성과 역할로 시작된다. 저자의 설명은 우리 몸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우리 몸의 크기와 감각은 우리가 크기를 어떻게 지각하는지 결정한다”며 “어떤 새로운 얼굴을 볼 때 우리는 잠재의식적으로, 자동적으로 얼굴의 크기를 측정하고 매력을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것들 역시 인간의 몸에 맞춰져 있다. 책은 “근대 이전 세계는 자연적인 크기가 지배했지만, 주택과 실내용품, 도구와 장치의 디자인은 인간 척도에 맞게 조정됐다”고 말한다. 인간의 크기가 현대로 오며 커져 갈수록 도구들의 크기도 커져 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대 사회가 더 큰 크기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평균 주택 면적은 1950년 대비 2.5배 늘었다. 가구원 수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1인당 면적은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승용차의 무게도 1950년 대비 3배가 됐다. 책은 “현대의 발전은 비용이나 불편함에 개의치 않고 더욱 크고 극단적 크기를 설계하려는 노력을 의도적이면서 단계적으로 계속해 온 과정”이라며 “소비재 뿐 아니라 건물의 높이, 다리와 터널의 길이, 기계의 크기와 무게도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크기의 중요성을 설명함과 동시에 통계적 분포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현대 사회의 풍요로움이 크기의 팽창을 부채질해 왔지만 과연 그것이 정말로 효율적인가는 검증해봐야 하는 문제다. 인간의 크기는 최적의 상태로 자연진화해 왔는데 인간 이외의 것은 너무 빨리 커졌다. 저자는 “규모의 경제는 항상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도시의 효율이 소도시보다 높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인간 세상의 모든 부문은 널려 있는 평균이 아니라 극단이 지배한다”는 저자의 분석은 현대 사회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소득과 부의 크기도 자연스럽게 분포되어야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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