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가 8·1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첫 주부터 90%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경선 초반부터 당 대표 경선 결과가 이 후보로 급격히 기울어 최고위원 득표 순위가 오히려 관심을 모은다.
이 후보는 순회 경선 이틀째인 21일 누적 득표율 91.7%를 얻으며 김두관(7.2%), 김지수(1.1%) 후보를 압도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강원 90.02%, 대구 94.73%, 경북 93.97% 등 모든 지역에서 90%를 훌쩍 넘기는 득표율을 올리며 압승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년 전 전대에서 자신이 기록한 역대 최고 득표율(77.7%) 경신을 예약한 셈이다.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이 후보는 합동 연설회에서 경쟁보다는 정책에 집중했다. 그는 이날 강원 합동 연설회에서 “도로를 깔듯이 재생에너지를 팔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을 깔아야 한다”며 “그래야 지방이 살고 농어촌이 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선 초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소감을 묻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두관 후보는 “1인 정당의 제왕적 당 대표가 염려되지 않느냐”며 ‘일극체제’ 견제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는 정치적 기반이 있는 부산·울산·경남(PK) 지역과 대의원 투표에서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8명이 맞붙은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후보들 모두 ‘이재명 지키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정봉주 후보가 누적 득표율 21.67%로 1위를 차지했으며 김병주(16.17%), 전현희(13.76%), 김민석(12.59%), 이언주(12.29%) 후보 등이 당선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 후보는 2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한준호(10.41%), 강선우(6.99%), 민형배(6.13%) 후보는 당선권 밖에 머물렀다. 대표적 ‘친명’ 인사인 민 후보는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권 유일 후보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광주시당위원장 경선에서 민주당 최대 친명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대립각을 세운 것이 이 대표 지지층 눈 밖에 난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15차례 지역순회 경선 후 다음 달 18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경선은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 비중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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