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에서 최근 대표직에서 사퇴한 이재명 후보의 압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21일 강원 지역 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 90.02%를 득표해 김두관 후보(8.90%)와 김지수 후보(1.08%)를 압도적 차이로 눌렀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와 경북에서도 각각 94.73%와 93.97%를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전날 제주·인천 경선에서 90.75%의 누적 득표율로 1위를 한 데 이어 이날도 몰표를 얻음으로써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 4·10 총선 당시 공천에서 비명계를 배제한 데 이어 이번 경선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된다.
최고위원 경선의 다수 득표자들도 대부분 강성 친명계여서 민주당의 새 지도부는 더 거세게 탄핵몰이와 입법 폭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대선 1년 전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당권·대권 분리 취지의 당헌을 최근 개정해 이 후보의 대표 연임 장벽을 제거했다. 또 이 후보가 연루된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이어 위헌 논란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 청문회까지 강행하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대표 출마 선언을 통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재정을 악화시키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전 국민 25만 원 지원 특별조치법과 파업 조장 우려가 있는 ‘노란봉투법’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구조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저성장 고착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일자리도 없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 비경제활동인구가 올해 상반기에 월평균 405만 8000명으로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 사슬을 걷어내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급선무인데 민주당은 거꾸로 가고 있다. 거대 야당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 ‘방탄’과 국정 발목 잡기를 접고 경제 살리기 입법으로 진정한 ‘먹사니즘’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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