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대체 후보 선출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자로 공식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의원들의 과반수 지지 확보 등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선거일까지 107일이 남아 있다. 함께라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했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9일부터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8월 초 온라인 투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최종 후보로 선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확보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인해 민주당은 후보 선출을 위한 과정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민주당은 새로운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예정대로 조기 온라인 투표를 진행할 지, 아니면 오는 전당대회에서 현장 투표를 진행할 지 결정해야 한다.
관련기사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만간 후보 선출 절차 등을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자는 4600여 명에 달하는 민주당 대의원의 과반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상·하원 의원, 주지사, 전직 정·부통령 등 당 수뇌부로 구성된 700명 이상의 슈퍼 대의원이 과반수 득표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한다.
또 다른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제3의 후보가 나서서 후보 자리를 차지하려면 대의원들을 단기간 안에 설득해야 하는데, 전당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을 치르더라도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 대의원 전체 명단에 대한 접근권은 민주당 전국위 당직자들과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바이든 캠프만이 접근가능하다는 점도 상대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후원금 확보도 관건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재선 캠프가 보유한 후원금을 그대로 승계하는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 반면, 다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다른 제3의 인물이 후보로 나설 경우 후원자들의 동의 문제로 후원금을 정치활동위원회로 전환하거나 후원자에게 환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바이든 캠프의 선거자금위원회 위원인 캐롤 해밀턴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해리스를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며 "바이든을 지지했던 모든 사람들이 해리스를 지지하고 나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