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함에 따라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향후 대선 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사퇴에도 대중국 첨단 기술 분야의 제재 강도 수위는 낮아지지 않을 전망이어서 향후 대선 구도에서 더욱 거세질 ‘중국 때리기’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22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민주당 내부의 거센 압박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2024년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며 해리스 부통령 후보에게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신화사는 이날 바이든이 당초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민주당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경선에서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 책무를 다하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혔다고 전했다.
펑파이신문은 50년 넘게 정계에 몸담아왔던 미국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의 정치인이 물러난다고 조명했다.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1970년 정계에 입문해 29세에 델라웨어 상원의원에 당선되고 1973년부터 2009년까지 36년간 의회 생활, 네 차례 대통령 선거와 8년의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에 오른 과정도 다뤘다.
바이든의 사퇴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바뀌게 됐지만 대중국 강경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우방 및 동맹국들에게 대중국 반도체 제재 강화를 시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의 장비가 중국에 공급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추가 규제를 검토하는 내용을 동맹국들에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 장비, 기술을 일부라도 사용할 경우 수출 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정인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카드 사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을 향해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거의 100%를 가져갔다”는 발언과 함께 반도체 관련주의 급락을 불러오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바이든 사퇴에 대해 말은 아끼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를 조명하기도 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최초의 아프리카계이자 인도계 여성 대통령 후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해리스 후보에 대해 인도 네티즌들이 인도인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수낙 전 영국 총리도 인도인이 서방 국가의 지도자로 활약하는 기록을 세웠으나 수낙의 결말은 행복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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