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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헬기이송 두고 '의료진·소방, 위반'…민주당 '김건희 물타기'

이재명 헬기특혜 이송 종결처리

서울대병원 등은 강령위반 확인

민주당, 野대표 응급치료에 유죄

생명을 정치적 공방 소재로 삼아

정무위서 ‘건희위’ 책임 물을 것

식사비 '3만→5만원' 김영란법 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흉기 습격을 받고 치료 중인 지난 1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경찰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특혜 신고에 대해 ‘위반 사항 없다’며 종결 처리했다. 다만 의료진과 소방청 공무원 등은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은 이에 “야당 대표에 대한 응급치료가 유죄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의 ‘헬기 특혜 이송’ 신고를 종결 처리됐다. 다만 부산대·서울대병원 의사와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은 행동 강령 위반으로 감독 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 전 대표와 비서실장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에 대한 신고는 국회의원에 대한 행동 강령 위반이 적용되지 않고, 청탁금지법 위반 사실에 대한 자료도 부족한 만큼 종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올 1월 2일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이 전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응급헬기를 이용해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이와 관련해 부정 청탁과 특혜 제공 의혹이 제기됐다.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심의·의결 결과 발표를 마치고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권익위


정 부위원장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의 전원, 119 응급 의료 헬기 이용 과정에서 부산대·서울대병원 의사와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들의 행동 강령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며 “감독기관 등에 각각 위반 사실을 통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당 대표에 대한 응급치료가 유죄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부인의 디올백 수수에 대통령과 직무관련성이 없고 신고 의무도 없다며 무죄를 준 권익위가 야당 대표에 대한 응급치료는 유죄라고 말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암살 시도로 생사를 오가는 야당 대표를 구하기 위해 애쓴 부산대·서울대병원 의사,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들이 대체 무슨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말이냐”면서 “본분을 망각한 권익위의 야비한 술책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는 24일)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건희권익위원회’에 준엄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사람의 생명과 민주주의를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삼았다”며 “권익위가 이 사건에 대한 조사 착수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 그 자체로 2차 가해”라고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 피습 당시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현장을 지켰던 천준호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권익위는 김건희 명품백 수수에는 면죄부를 주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와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며 “오직 윤 대통령 부부 방탄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으로 공무원이 한 끼 식사에 쓸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이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오른다. 권익위는 전원회의에서 청탁금지법의 식사비 한도를 이같이 상향하는 건의안도 상정·의결했다. 청탁금지법상 한도 변경은 시행령만 개정하면 돼 입법예고 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새 한도가 적용된다. 권익위는 이르면 23일 개정 안건을 입법예고한다. 다만 농축수산물의 선물가액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올해로 시행 8년 차를 맞은 청탁금지법은 식사비 3만 원, 화환·조화 10만 원, 선물 5만 원(농축수산물 선물가액은 15만 원)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다.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과도한 규제로 민생 활력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특히 식사비 3만 원은 2003년 제정된 공무원 행동 강령에서 따왔는데 20년이 넘는 기간 가액이 고정되며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농수산물 가액 기준이 최초 5만 원에서 2018년 10만 원으로, 지난해 15만 원으로 늘어난 만큼 식사비 상한도 현실적인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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