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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선천성 그리움

함민복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의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그립다고 품에 안았더니, 심장부터 덜컥 포개어지면 어떻게 하나. 천천히 할 말이 많은데 심장만 펄떡거리면 어떻게 하나. 새벽이 왔는데 가슴이 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이불도 개고 밥도 해야 하는데, 출근도 하고 출장도 가야 하는데. 그리움마다 구속이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늘과 땅이 천년 맞붙어도 수시로 새떼 날리고 번개 치는 이유를 알겠다. 선천성 그리움이 사람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오죽하면 행성은 항성 주위를 맴돌고,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돌며, 만물은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을 갖겠는가?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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