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멕시코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 시간) 머스크 CEO가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무거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럴 경우 멕시코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사업 결정에 대해 명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 CEO는 이달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피격되는 사고를 당한 직후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머스크 CEO의 이같은 결정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니어쇼어링(near-shoring)’ 정책 아래 반사 이익을 얻었던 멕시코가 직면한 위험을 드러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테슬라는 앞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50억 달러(약 6조 9230억 원)를 초기 투자해 여섯 번째 기가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필요한 인허가 작업은 모두 마무리됐지만 건설 계획을 계속 미뤄지고 있다. 테슬라의 공급 업체인 닝보투푸그룹(NGT)와 상하이바욘정밀자동차부품 등 중국 부품 업체들도 테슬라를 따라 멕시코에 발을 들인 상태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지원을 받아온 현지 전기차 산업의 미래 성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IRA를 비롯한 바이든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정책을 모두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머스크 CEO는 IRA가 삭감 또는 폐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쟁사들에게는 엄청난 일이 되겠지만 테슬라는 약간의 타격을 받는 데 그칠 것”이라며 “테슬라의 압도적인 가치는 자율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테슬라는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올 2분기 매출이 25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억 5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33% 줄어들었다. 테슬라의 영업이익은 최근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1년 사이 9.6%에서 6.3%로 하락했다.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14억 7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주당순이익은 0.52달러로 월가 예상치(0.62달러)를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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