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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꽃나무 이름에 이런 의미 있을 줄…식물학자들 '인종차별' 어원 바꾼다

국제식물학회 회의 열어 결정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식하는 꽃나무 에리트리나 카프라.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세계 식물학자들이 인종차별적 어원을 가진 식물 이름을 바꾸기로 뜻을 모았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보도에 따르면 국제식물학회는 21일∼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의를 열어 200종 이상의 식물, 균류, 해조류의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식물학자 총 556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51표, 반대 205표로 의결 기준인 60%를 넘겨 안건이 통과됐다. 1차 개명은 2026년 이전에 이뤄지며 원활한 절차 진행을 위해 그해 1월 1일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학자들이 지적한 대표적인 예는 이름에 '카프라'(Caffra)가 들어간 식물종이다. 산호색 꽃나무인 에리트리나 카프라, 화려한 꽃을 피우는 관목인 프로테아 카프라 등으로 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서식한다.



카프라는 카프르(Caffre)에서 유래했다. 카프르는 과거 남아공의 옛 영국령이었던 카프라리아 출신 흑인 아프리카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 용어는 점차 인종차별적 욕설로 변해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시기에 흑인을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데 사용됐다. 넬슨 만델라 대학교의 기디언 스미스와 이스트렐라 피레이레두 교수는 이 카프라의 어근을 '아프르'(Afr)로 바꿔 아프리카 유래라는 특징은 남기되 경멸적 뉘앙스(느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은 과거 노예제를 지지한 인물들과 관련된 식물 이름도 문제 삼았다. 예컨대 과거 노예와 대농장 소유주였던 영국인 조지 허버트(1757∼1837)의 이름을 딴 호주 관목 히버티아(Hibbertia)도 이름이 바뀐다.

다만 이런 명칭 변경에 우려를 나타내는 학자들도 있다. 에콰도르의 식물학자 알리나 프레이레 피에르는 "이는 식물학 외에도 많은 분야에서 잠재적으로 많은 혼란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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