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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티몬·위메프 사태의 교훈





“현재 1억 원이 넘는 돈을 티몬으로부터 못 받고 있어요. 저도 대출받아 사업을 하는데 대금을 못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위기에 빠진 셀러들의 이 같은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답답한 마음에 티몬과 위메프 본사를 찾아가 막무가내로 문을 두드렸다. 어떻게 해서든 손해를 줄여보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티몬·위메프 사태의 본질은 간단하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탄생한 모기업 큐텐 주도로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상장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e커머스 기업들을 인수합병(M&A)했다. 자사 지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통사들을 매입했는데 해외 직구 시장이 커진 만큼 e커머스 업체들이 모이면 물류 담당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가 올라간다는 시나리오다. 당시 저금리 상황에 유동성이 풍부했던 만큼 투자 유치가 용이했고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황을 보이면서 미국 상장도 따놓은 당상으로 보였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상장 문턱은 높아졌다. 과거 같으면 커진 기업 규모를 무기로 자금 유치와 상장을 노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영업이익 등 내실이 안 따라오면 투자자들이 쳐다보지 않는다. 큐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큐익스프레스 상장이 연기되는 것도 고금리 상황에서 덩치만 큰 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기 힘든 상황 탓이다.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는 기업은 망한다. 최근 오아시스는 11번가를 인수하겠다며 큐텐이 자주 사용하던 지분 교환 방식을 제시했다. 영업적자지만 매출액이 큰 11번가를 사들이면 본사인 오아시스와 합쳐 체격을 키운 뒤 상장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큐텐 사례를 살펴보면 이는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유통사가 문을 닫으면 그 후폭풍은 심각하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중소 상공인 셀러들도 대금을 받지 못해 함께 파산한다.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는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유통사들의 무리한 투자에 대해 경계감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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