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번째 한강 교량 명칭 제정에 대해 '고덕대교'냐 '구리대교'냐를 놓고 서울 강동구와 경기 구리시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강동구는 26일 설명자료를 내고 강동구민이 납부한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이 ‘세종~포천고속도로’ 사업비와 무관하다는 구리시의 주장을 반박했다. 구는 “532억원의 분담금은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세종~포천 고속도로 건설사업 제14공구 중 강동고덕IC 통합설치비용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해당 교량의 87% 이상을 구리시가 점유하고 있어 '구리대교'로 제정해야 한다는 구리시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가지명위원회 소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업무편람 내 '지명업무기준'에 따르면 행정구역상 점유면적에 따른 명칭 제정 규정이 없다”고 했다.
구는 “구리시가 2개의 지자체를 연결하는 교량의 명칭은 관례적으로 두 지자체의 지명을 순차적으로 사용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울 지명사전에 따르면 한강교량의 명칭은 당시 시대적·지역적 상황을 고려해 제정돼 왔다"고도 주장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구리시에서 주장하는 행정구역 범위, 교량 명칭의 지역 간 형평성 등은 명칭 제정의 근본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46만 강동구민의 염원인 고덕대교 명칭을 끝까지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리시는 전날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서울시와 강동구민이 한국도로공사에 납부했다는 분담금 532억원은 세종-포천고속도로 사업 분담금이 아닌 고덕강일지구 공공주택 개발 사업비”라고 주장했다. 강동구가 낸 분담금이 한강교량 공사비와는 무관한 만큼 구리시가 주장하는 구리대교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포천고속도로 구리~안성 구간에 들어선 새 한강횡단교량은 길이 1725m에 왕복 6차선 교량으로, 구리시는 ‘구리대교’를, 강동구는 ‘고덕대교’를 주장하며 몇년째 다툼을 벌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