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휴전을 위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달 초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마지막 협상 자리에서 휴전 시 피란민 검문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휴전이 시작되면 남부로 핀란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북부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자는 합의안에서 벗어나는 내용이다. 한 서방 관리는 “이스라엘의 협상가들은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가는 민간인들을 위한 심사 체계를 원했다”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이 피란민들 사이에 섞여서 북부로 잠입하거나 귀환 주민들 가운데 하마스를 지원하는 무리가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겠다고 요구한 점도 협상 타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재국인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요구가 최종 협상안의 틀 밖에 있다며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5월 초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팔레스타인 쪽 국경검문소를 장악한 후 6월부터 국경 전체를 통제해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기 밀수 통로로 써왔던 다수의 땅굴을 파괴했는데 이 때문에 앞서 수년간 땅굴을 없애고 밀수를 막을 완충지대를 조성해왔다고 주장한 이집트와의 관계를 틀어졌다. 하마스 고위 당국자 사미 아부 주흐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여전히 시간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대해 “마무리 단계이며 타결이 가능하다고 믿을 만한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여전히 ‘하마스 소탕’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면서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더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시간을 끄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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