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사람들이 곤충에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곤충 산업이 장래성 있는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곤충은 약용·애완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미래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성기상(사진) 한국곤충산업중앙회 회장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업이나 사업을 고민한다면 곤충 관련 아이템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면서 “정부도 곤충 산업을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보고 최근 다양한 지원·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농촌진흥청이 사단법인으로 인가한 곤충산업중앙회는 2010년 설립됐으며 성 회장은 지난해 3월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그는 현재 굼벵이를 사육해 식용·약용으로 가공하는 업체인 ‘마이산홍벵이’를 운영하고 있다. 성 회장은 동국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원래 건축업에 종사했지만 2015년 부인이 암에 걸려 투병하던 중 굼벵이를 복용하고 빠르게 회복해 이때부터 곤충 산업에 뛰어들었다.
성 회장은 곤충 산업의 장점으로 적게 투자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세계적으로 친환경이 대세인 요즘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그동안 소·돼지·닭을 주로 사육했는데 이런 가축들은 악취와 배설물 문제 등이 있고 사료 값도 많이 들어간다”면서 “곤충은 먹이를 가장 적게 먹고 가장 많은 단백질을 생산하면서 악취와 같은 환경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곤충은 사육 환경의 제한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곤충은 시골·도시 등을 가리지 않고 어느 곳에서나 키울 수 있는데 특히 도심에서는 옥상 등에서 사육이 가능해 도시 농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며 “심지어 소·돼지를 사육하기 힘든 아프리카 같은 척박한 땅에서도 곤충 사육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81억 명인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100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류는 특히 식량난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최근 식용 곤충에 관한 연구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유엔(UN)은 인류를 살릴 수 있는 미래 식량이 곤충이라고 보고 있다.
성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전까지 식용 곤충을 메뚜기, 누에 유충(번데기), 백강잠 등 3종으로 봤지만 최근 국립농업과학원의 연구 결과 10종까지 확대됐다”며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꽃벵이),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풀무치,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수벌 번데기 등도 식용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새로운 식품 원료로 등록됐다”고 설명했다.
곤충은 식용뿐 아니라 애완, 약용, 심리 치유 등에도 활용되고 천적 곤충을 이용하면 친환경 농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천적 곤충이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진딧물 같은 곤충을 잡아먹는 곤충을 말한다.
성 회장은 낮은 창업 비용도 곤충 산업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5년 창업했을 때는 1000만 원 정도 들어갔는데 요즘에는 2000만~3000만 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며 “이는 다른 분야에 비해 월등히 낮은 창업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3차 곤충 산업 육성 종합계획(2021~2025년)을 추진 중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경북 예천과 강원 춘천, 전북 남원을 곤충 산업 거점 단지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며 “앞서 2월 농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가 협의를 거쳐 그동안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없었던 곤충 생산업의 입주를 허용한 만큼 앞으로 곤충 산업에 뛰어들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2019년 곤충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하면서 매년 9월 7일을 ‘곤충의 날’로 정해 곤충의 환경적·영양학적 가치와 곤충 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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