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안보내각에 대응 방식과 시기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면서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맹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정부는 회의를 열고 안보내각에 헤즈볼라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의 방식과 시기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7일 레바논 납부 지역을 공습한 데 이어 조만간 추가 공격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지난 2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인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의 한 축구장에 미사일이 날아들어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의 주체로 헤즈볼라를 지목하고 레바논 남부 여러 곳에 보복 공격을 나섰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에서 "헤즈볼라가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자위권을 행사해 학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헤즈볼라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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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전면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특히 양측의 충돌은 미국과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이 개입하는 중동전으로 확전될 우려가 크다. 미국은 골란고원 미사일 공격의 배후로 헤즈볼라를 지목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공격은 레바논 헤즈볼라에 의해 자행됐다"며 "이는 그들의 미사일이었고, 그들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양측의 분쟁이 더 이상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영국은 추가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명했고, 이집트는 이번 공격이 전면적인 국지전으로 번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닌 헤니스-플라샤르트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과 아롤도 라자로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사령관도 공동 성명을 통해 "역내 전체를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치열한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최대한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헤즈볼라는 골란고원에 있는 이스라엘 군사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지만 미즈달 샴스 공격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골란고원은 시리아 영토에 속해 있었으나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하고 1981년 골란고원 법을 제정해 자국 영토로 병합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골란고원 인구 4만 명 중 일부는 아직도 이스라엘에 소속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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