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정책의 진실을 국정조사로 규명해 달라는 의대 교수들의 국민 청원에 5만 명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들로 구성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청에 관한 청원이 공개된 지 나흘 만에 5만 명을 돌파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이 지난 24일 올린 국민동의 청원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5만1574명이 동의했다.
국민동의 청원은 홈페이지 공개 후 30일 안에 동의 인원 5만 명을 달성하면 국회 관련 상임위에 회부된다.
전의교협은 국정조사를 통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결정 과정을 비롯해 의대 정원 배정 과정, 의사 1만 5000명 부족의 과학적 실체, 전공의 사법 처리 과정, 의대생 휴학 처리 금지 방침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 장관의 발언에서 비롯된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독립성 침해 시도와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교육여건 준비 및 관련 예산 확보 현황, 전공의·의대생 미복귀에 따른 정부 대책, 의정합의체 마련을 위한 정부 대책 등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하고 현장을 떠나면서 환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의사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았던 만큼 이번 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끌어낸 데 대해 긍정적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과학적 근거는 커녕 의료계와 사전 협의 없이 무모하게 2000명 증원 정책을 펼친 데 대한 정부의 책임을 따져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의교협은 “의사들이 그토록 우려했던 파국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의과대학생들은 2학기에도 학교로 돌아올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의사국가고시에 고작 364명(11.4%)만 응시했다”며 “의대의 방대한 교육량과 빡빡한 학사행정을 생각하면 대량 유급과 휴학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물론 내년도 신입생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아직 복귀하지 않았고 9월 모집에도 거의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지방 수련병원은 물론 서울지역 수련병원들도 도산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불통과 강압적인 정책으로 일관하며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무책임한 정부 정책으로 야기된 이번 사태의 국정 혼란과 국력 낭비를 국회가 나서서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사태의 근원적인 원인을 제공한 의료정책 결정의 거버넌스 문제까지 철저히 조사해 사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해야 한다"며 "정부는 풍전등화에 내몰린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의학교육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제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사태 해결에 임해야 한다. 회생 불능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증원을 취소하고 진정성 있는 의정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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