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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등에 벌 앉았는데도"…김제덕 "팔을 내릴 수가 없었다"

중국과의 준결승서 오른손등에 벌 앉아

심장박동수 변화 없이 침착하게 정조준

김제덕 "그대로 안 쏠 수가 없었다"

한국과 중국의 남자 양궁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3세트 마지막 발을 앞둔 김제덕의 오른손에 벌이 앉아 있다. MBC 중계 화면 캡처




손등에 벌이 앉았는데도 10점 과녁을 명중시켰다.

김우진‧김제덕‧이우석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가운데 김제덕의 손등에 벌이 앉은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팀은 30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에 5 대 1(57-57 59-58 59-56)로 이겨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중국과의 준결승전 1세트에서 한국은 첫 3발을 9점, 9점, 8점을 쐈다. 결과는 54 대 54 동점으로 중국과 1점씩 나눠 가진 채 출발했다. 하지만 한국은 2세트에서 57 대 54로 이겨 승점 2점을 챙겼다.

이어진 3세트에서 한국은 마지막 2발을 남긴 채 36 대 53 스코어로 따라붙었다. 남은 두 발에서 18점만 올리면 결승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이때 슛 자세를 취하고 있던 김제덕에게 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벌은 활 시위를 잡은 김제덕의 오른손등에 앉아 있다가 조준점 사이를 날아다녔다. 이 모습은 TV 중계화면에도 고스란히 잡혔다. 하지만 김제덕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당시 김제덕의 분당 심장박동수는 일반 성인이 휴식을 취하는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조준 시간은 평소보다 다소 길어졌지만 김제덕은 침착하게 활을 쐈고 정확하게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한국의 결승행을 확정지은 순간이었다.

김제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선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벌이 있었다. 쫓아낸 다음에 섰는데 벌이 그대로 따라오더라. 입술에 뽀뽀를 했다고 해야 하나. 입술에 붙었었다"며 "'올림픽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팔을) 내릴 수가 없다. 안 쏠 수가 없다'는 마음가짐이 컸다. 어떻게든 잡아서 10점을 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한 발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 피해를 끼치기 싫어서 끝까지 잡고 쐈다. 10점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믿음을 가지고 쐈던 10점이 저한테는 좋은 감각이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장면은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이 장면과 관련해 "벌 소리랑 촉감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는데 대박", "사실상 결승행을 결정한 순간", “양궁 대표팀이 과거 한밤 공동묘지 왕복, 옷 속에 뱀 집어넣기 등 담력 훈련도 하지 않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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