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주요 고객층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기에 진입하며 골프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골프 산업의 지속 가능성 높이려면 관광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 개발이나 최근 시니어 계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파크골프의 벤치마킹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야놀자리서치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내 골프산업의 현재와 향후 과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021년 연간 이용객 수가 5000만 명을 넘는 등 코로나19로 호황기를 맞았던 골프 산업이 엔데믹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점차 둔화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2022년 5058만 명에서 2023년 4772만 명으로 1년 새 5.7% 줄었다. 1홀당 이용객 수도 같은 기간 5006명에서 4610명으로 7.9% 감소했다. 반면 2022년 514곳이던 골프장 수는 2023년 522개로 1.6% 늘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해외로 골프 수요가 빠져나간 것을 이용객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골프테크기업 에이지엘(AGL)에 따르면 해외 골프장에서 18홀 라운드 비용은 카트비와 캐디피를 포함해 1인당 평균 15만 1000원이지만 국내는 25만~30만 원 수준이다.
실제 2021년 취미·운동 활동을 위해 국내 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 골프를 친 비율은 △2021년 20.7% △2022년 17.6%, △2023년 16%로 하락세를 보인다. 반면 같은 목적으로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 골프를 친 비율은 △2021년 34.9% △2022년 37.6% △2023년 41.7%로 상승세에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는 골프 산업에 더욱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 후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골프를 덜 즐길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률은 중장년층인 50대(19.8%)와 40대(16.9%)에서 높았다. 60대는 12.1%, 70대는 6.6%로 은퇴 이후에는 골프장 이용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유경 야놀자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골프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가격 전략 수립, 협업 사업 진행, 다양한 형태의 골프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골프는 고가의 스포츠로 인식되는 만큼 가격 전략을 이용해 시간대별로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성수기에는 높은 요금에 맞는 특별한 서비스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골프장 주변의 관광 명소와 연계한 패키지를 개발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파크골프를 벤치마킹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골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파크골프는 클럽 하나로 경기를 치를 수 있고, 라운딩 비용도 1만 원 안팎이다. 코스가 짧아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걸으며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어 노년층에게 매력적인 운동으로 손꼽힌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파크골프 전국 회원 수는 2020년 말 4만 5478명에서 2023년 말 14만 2664명으로 급증했다.
최 연구원은 “파크골프는 코스가 짧아 신체적 부담도 적다”며 “노년층을 타깃으로 6홀이나 9홀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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