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거점별 중증 환자 중심의 ‘4차 병원’ 신설을 검토한다.
3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의료개혁 특별위원회는 필수·지역의료 확충을 위해 고도 중증진료병원(4차 병원)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의료 체계는 1차(의원), 2차(병원·종합병원), 3차(상급종합병원)으로 짜여 있다. 의료개혁특위는 그 중 일부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을 4차 병원으로 승격해 중증 진료에 집중하고 권역 필수의료의 중심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하는 구조 전환과도 연결된다. 앞서 의료개혁특위는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등 상급종합병원의 일반 병상을 최대 15% 줄이고 중환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구조 전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전공의의 과중한 근로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의 등 숙련 인력이 중증·응급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4차 병원을 신설해 3차 병원이 의뢰하는 중환자 위주로 진료하도록 하면 경증 환자의 비율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된다. 현재 40%를 웃도는 빅5의 전공의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기존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 비율은 39%였으나 올 초 전공의들이 이탈한 이후 비상 진료 체계에서는 45%로 늘어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개혁특위에서 상급종합병원이 권역의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규모가 큰 특정 병원을 일괄 승격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도 중증 환자도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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